“동일인 지정제도, 시대 변화 담지 못해… 명칭부터 바꿔야”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7-19 07:39 수정일 2023-07-19 10:19 발행일 2023-07-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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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정부에 개선과제 건의
“기업에 동일인 선택권 부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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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회관 전경.(사진=대한상의 SNS)

경제계가 ‘동일인 지정제도’의 대폭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동일인 지정제도는 그룹 총수가 누구인지를 정부가 지정하는 것으로, 지난 1986년 기업집단 규제와 함께 도입됐다. 규제의 대상과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데 40년 가까이 규제 틀을 고수하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동일인 지정제도 개선과제 건의’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건의서에는 △동일인 지정 △동일인 관련자 범위 △과도한 형벌조항 △공정거래위원회 지침(안) 등 4개 분야에서 8건의 개선과제가 담겼다.

대한상의는 먼저 동일인 지정과 관련해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동일인 명칭을 변경하고, 법률에 정의규정과 지정절차 위임조항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동일인 명칭을 처음 사용하던 당시에는 그룹 총수가 여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어 동일인 명칭이 현실에 부합했으나, 지금은 그룹 총수가 2개 이상 기업의 CEO를 맡는 경우가 흔치 않고 대부분 기업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게 이유다.

대한상의는 또, 기업집단 지정자료 미제출과 관련해 형벌을 부과하는 방식을 개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친족이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동일인을 처벌하는 것은 형벌의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 외에도 기업집단에 동일인 유형 선택권 부여, 동일인관련자 범위에서 사외이사 제외, 동일인관련자 범위에서 비영리법인 임원 제외, 공익재단의 기업집단 편입기준 완화, 동일인 판단기준 구체화, 동일인 변경시 기업집단 범위 변경절차 추가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수원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동일인 지정제도가 우리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되지 않도록 예측가능성과 기업 수용성을 고려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