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화에 ‘아포피스(Apophis)’라는 이름의 거대한 독사(毒蛇)가 나온다. 이 독사는 이집트인이 숭배하는 태양의 신 ‘라(Ra)’를 집어삼킬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에 엄청난 포악성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지난 2004년 성탄절 즈음에 인류는 이 ‘아포피스’라는 단어 때문에 엄청난 공포감을 느껴야 했다. NASA(미 항공우주국)가 2029년 4월 13일을 특정해 “이날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2.7%나 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소행성 이름이 ‘아포피스’였다.
충돌 확률 2.7%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었다. 당시 이 소행성은 지름이 무려 400m에 달해, 지구와 충돌 시 미국 텍사스주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충격을 줄 것으로 관측되었다.
꾸준한 관측 결과 다행히 NASA는 2021년에 “앞으로 100년 동안은 아포피스 소행성의 지구 충돌 확률은 사라졌다”고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NASA는 이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5%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지구 주변의 소행성 3만 여개를 늘 상시 감시하고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