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通] 화양연화 K콘텐츠의 뒤안길

새문안通
입력일 2023-07-18 14:37 수정일 2023-07-18 14:38 발행일 2023-07-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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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는 분명 ‘화양연화’를 맞이했다. 특히 그간의 주류 시장이었던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까지 섭렵한 K팝은 올 상반기 음반 수출액(1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7.1%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만큼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데이터 조사기업 루미네이트의 2023년 상반기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상위 1만곡을 기준으로 영어, 스페인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스트리밍된 음원이 한국어 노래다. 일부 멤버의 군입대로 솔로 활동에 나선 방탄소년단 슈가, 지민, 정국 뿐 아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스트레이 키즈, 트와이스, 세븐틴, NCT, 피프티 피프티 등까지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K팝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동화 및 그림책, 문학, 클래식, 뮤지컬 등 한국의 콘텐츠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여전히 내홍을 겪고 있다. ‘큐피드’ 표절 의혹과 더불어 전속 계약 분쟁에 휘말린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비롯해 소송 중 세상을 떠난 고(故) 이우영 작가의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 국산 OTT업체들의 경영난, 글로벌 OTT와 벌이는 망중립성 및 이익 분배 갈등, 고질병처럼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음원 저작권료 분배의 불합리한 시스템, 디자인 및 상표권 다툼, 뮤지컬 ‘아몬드’, 라이선스 연극 ‘킬미나우’와 영화 ‘나를 죽여줘’ 등 사태처럼 원작자를 배제한 채 무례하게 진행되는 2, 3차 저작물….

하루가 멀다 하고 불거지는 문제들은 ‘화양연화’의 종말을 앞당기는 후진국 형이다. 글로벌 시티즌의 시대다. 더 이상 ‘너만 입 다물면 돼’ 식의 눈 감기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급작스러운 K콘텐츠 열풍에 한없이 뒤쳐진 권리 및 분배 등을 포함한 산업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때다. 이대로라면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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