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0대 상장사 영업익 27%↓… 한전, 34조 적자 ‘역대 최악’

박기태 기자
입력일 2023-06-29 13:08 수정일 2023-06-29 13:09 발행일 2023-06-2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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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분석… ‘영업익 1조 클럽’엔 30곳 가입
2번 영업손익 변동 현황

국내 매출 1000대 상장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만에 27%나 줄었다.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 1조 클럽’에는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 SK, LG유플러스 등 30곳이 가입했다.

2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매출 1000대 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 총 106조1725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145조5249억원) 대비 27.1%(약 39조원) 감소한 수치다. 이로 인해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도 2021년 8.4%에서 지난해 6.1%로 낮아졌다.

지난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 하락 배경으로는 한전의 영업손실 증가가 꼽힌다. 1000대 기업 중 한전의 영업손실을 제외하면 2021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 하락률이 8.4%로 확 떨어질 정도다.

한전은의 영업손실액은 2021년 7조4255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3조9085억원으로 4.5배 넘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 반도체업계 쌍두마차인 삼성전자(25조3193억원)와 SK하이닉스(7조6609억원)가 기록한 영업이익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치다.

영업이익 감소에도 1000대 기업 중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기업은 99곳으로 1년 전(112곳)보다 오히려 13곳 줄었다.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총 564곳으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는 30곳이 가입하며 1년 새 2곳이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7곳이 새로 가입한 반면 5곳이 탈락했다.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현대차(2021년 6616억원→2022년 2조8285억원) △현대글로비스(8945억원→1조5957억원) △우리금융지주(5905억원→1조1856억원) △SK(8301억원→1조1086억원) △LG유플러스(9379억원→1조498억원) △메리츠증권(8604억원→1조253억원) △삼성SDI(5876억원→1조108억원) 등이다.

2021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기업은 총 5곳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HMM(2조5630억원↑) △현대차(2조1669억원↑) △대한항공(1조4192억원↑) △S-Oil(1조2638억원↑) △한국가스공사(1조139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에서도 현대차는 2021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327.5%나 됐고, 한국가스공사도 101.2%로 100%를 웃돌았다.

지난해 영업이익 1위는 25조3193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2021년(31조 9931억원)에 비해 영업이익이 20.9% 줄었지만, 1000대 기업 내 영업이익 영향력은 22.0%에서 23.8% 수준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해 10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당기순익 성적표도 1년 새 나빠졌다. 조사 대상 1000곳의 지난해 순익 규모는 총 87조8376억원으로, 2021년 기록한 127조1461억 원과 비교하면 30.9%나 줄었다. 1000대 기업 전체 당기순익률도 2021년 7.3%에서 지난해 5.1%로 2.2%포인트 낮아졌다.

7번 한전 손실

‘당기순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곳은 2021년과 2022년 모두 21곳으로 동일했다. 7곳이 신규 가입하고 7곳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익 1조 클럽’에 새로 들어온 기업은 △현대차(2021년 6455억원→2022년 3조7019억원) △대한항공(6386억원→1조7796억원) △카카오(5066억원→1조6173억원) △우리금융지주(5948억원→1조1832억원) △현대글로비스(6302억원→1조2094억원) △한화솔루션(5474억원→1조593억원) 등이다.

1000대 기업 중 1년 새 순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으로는 HMM이었다. 2021년 5조3535억원에서 지난해 10조478억원으로 4조6943억원이나 순익이 두둑해졌다. HMM은 삼성전자와 함께 지난해 ‘순익 10조 클럽’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모두 삼성전자 다음으로 ‘넘버2’ 자리를 꿰찼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올해는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영 실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해 1000대 기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15~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올해는 그동안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삼성전자가 다른 기업에 영업이익 왕좌 자리를 내줄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라 올해 영업이익 순위 판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