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매장 힘주는 치킨업계, MZ세대 잡기 ‘안간힘’

박자연 기자
입력일 2023-06-16 07:00 수정일 2023-06-16 07:00 발행일 2023-06-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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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교촌치킨 이달 플래그십스토어 연이어 오픈
배달·외식 시장은 포화...‘특화 매장’ 수익성 회복 돌파구 삼아
무리한 매장 출점 대신, 특화 매장 신사업 ‘테스트베드’ 역할 활용
[이미지] 플래그십스토어 '굽네 플레이타운'(230613)
플래그십스토어 ‘굽네 플레이타운’. (사진=지앤푸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특화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치킨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한 만큼, 무리한 매장 수 확대보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새롭게 찾는다는 전략이다.

지앤푸드가 운영하는 굽네는 15일 홍대 앞 마포구에 창사 첫 플래그십 스토어 ‘굽네 플레이타운’을 오픈했다. 굽네 플레이타운은 ‘재미있는 콘텐츠와 이벤트가 있는 공간,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문화공간’이란 의미를 담아 Z세대를 타깃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공간이다.

굽네는 최근 몇 년 간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힘써왔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 장소로 Z세대가 밀집해 있는 홍대 앞을 선정한 이유도 이러한 마케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설명이다.

굽네의 바사삭 유니버스 세계관 마케팅, 누적 방문객 3만명의 ‘치킨 없는 치킨’ 팝업스토어, 가상의 페르소나와 14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더 굽스터, 최근에는 브랜드 모델로 걸그룹 ‘르세라핌’을 선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 장소로 Z세대가 밀집해 있는 홍대 근처로 선정한 점도 같은 연장선상이라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을 오픈했다. 교촌필방은 붓·한지 등을 통해 교촌의 철학과 원칙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치맥바 스타일의 고급 특화 매장이다. 숨겨진 공간이라는 스타일에 맞게 ‘교촌필방’에는 간판이 없고, 출입구에 놓인 ‘붓’을 당기면 숨은 출입구의 문이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교촌은 이곳을 새로운 메뉴와 지난해 영양군에 개소한 100년 양조장에서 생산한 막걸리를 선보이는 등 일종의 테스트 베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이태원의 입지를 살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상징적인 매장으로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지자료] 교촌필방 외관
교촌필방 외관 모습. (사진=교촌에프앤비)

BBQ도 지난해 12월 서울시 송파구 ‘송리단길’에 160평 규모의 복합외식공간인 ‘BBQ 빌리지’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치킨을 포함해 브런치, 베이커리, 커피, 화덕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BBQ는 주요 상권을 분석해 추후 다른 지역에도 BBQ 빌리지를 출점할 계획이다.

업계의 이러한 특화 매장 신설 움직임은 내수 시장 포화에 따른 무리한 매장 출점 확대보단 소비자 접점을 늘려 차별화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처럼 매장을 우후죽순 늘리기보다 신사업 일환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특화 매장을 내 리브랜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bhc를 제외한 주요 치킨업체들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2% 감소했고, bhc도 지난해 업계 최초 연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지앤푸드 역시 별도 기준 매출 2344억원, 영업이익 116억 7700만원, 당기순이익 77억 5100만원을 기록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로 배달 시장은 커졌지만, 다시 엔데믹 전환으로 배달 호황이 끝나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치킨 가맹점 수는 이미 포화 상태기 때문에 신사업 일환으로 ‘테스트베드’로 활용도가 높은 특화 매장에 강점을 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