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행불유경(行不由徑)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7-09 13:28 수정일 2023-07-09 13:28 발행일 2023-07-10 19면
인쇄아이콘

중국의 성현(聖賢) 공자(孔子)는 지방 관리들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 무수히 많은 말과 글을 남겼다. 그는 특히 지방관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책무 중의 하나가 숨어 있는 인재들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공자가 늦게 얻은 제자 가운데 ‘자유’라는 이가 있었다. 그가 지방관으로 근무하다 어느 날 공자에게 인사를 왔을 때 공자는 얘의 “너는 인재를 얻었느냐”고 물었고 이에 자유는 ‘담대멸명’이라는 사람을 언급하며 “그는 길을 갈 때 지름길을 가지 않고, 공사가 아니면 제 집에 온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여기서 ‘행불유경(行不由徑)’이란 사자성어가 나왔고, 자유가 극찬한 ‘담대멸명’이 바로 공자가 “외모만 보고 실수했다”고 자책했던 ‘자우(子羽)’였다. 자우는 예법과 규칙을 어기지 않고 군자의 길을 걸었던 인물로 공자가 인정한 몇 안되는 사람이다.

공자와 자유는 이 고사에서 ‘행불유경’의 뜻을 더 진취적으로 해석했다. ‘단순히 편한 지름길을 가지 않는 차원을 넘어, 지름길이 주는 욕망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설파한 것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