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경 금통위원 “원·달러 환율, 팬데믹 이전 수준 하락 어려워”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3-06-02 11:45 수정일 2023-06-02 11:49 발행일 2023-06-0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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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노동시장 세미나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진=연합뉴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2일 밝혔다.

서영경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 패널 토론에 참석해 “환율은 지난해 이후 글로벌 요인(미 달러화 강세)과 한국 고유요인(무역수지 흑자 축소, 해외투자 증가)에 의해 약세를 보이고 변동성도 증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위원은 환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려운 배경으로 “경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대중국 경쟁심화, 인구 고령화, 기업·가계의 해외투자수요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과거보다 무역수지를 통한 환율의 자동안정화 경로는 약화됐다”며 “수출입가격의 달러표시 확대, 중간재·에너지의 높은 수입의존도 등으로 인해 원화가 절하되더라도 수출증가와 수입감소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화 절하의 물가 전가효과는 여타 수요와 공급충격이 중첩돼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서 위원은 “과거보다 자본이동을 통한 환율의 자동안정화 경로는 강화됐다”며 “지난해 이후 해외주식투자 유출규모가 축소되고 지난해 말 관련 법 개정 이후 해외투자의 배당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환율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수출경쟁력 강화, 수출시장 다변화, 중간재 수입대체와 같은 구조적 노력이 중요하다”며 “자본수지를 통한 환율의 자동안정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직접 투자의 배당금 환류 여건 개선,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유인 확대 등 경제·금융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처럼 자국통화가 국제화되어 있지 않은 국가의 경우 물가안정, 금융안정, 대외부문안정간의 트릴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거시경제정책과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을 병행하는 통합적 정책체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