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추호(秋毫)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5-25 14:07 수정일 2023-05-25 14:07 발행일 2023-05-26 19면
인쇄아이콘

‘추호(秋毫)’란 가을 추(秋)에 터럭 호(毫)자를 써, 가을철에 짐승이 털갈이 하면서 새로 돋아난 가는 털을 지칭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적거나 손에 쥐기도 힘들 정도로 양이 조금인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널 속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라는 말에서처럼 거의 세거나 가늠하기 어려운 정도를 일컫는다.

중국 사기(史記)를 보면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경제전문가로 칭송받는 상홍양(桑弘羊)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이익과 관계되는 일에는 아주 세심하고 꼼꼼하게 따진다고 해 ‘이석추호(利析秋毫)’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고 한다. 그는 ‘이석추호’가 돈을 잘 버는 법의 기본이라고 가르쳤다.

같은 사기의 항우본기(項羽本紀)에도 “내가 함곡관에 들어온 후로 아주 작은 물건도 건드리지 않았다(吾入關, 秋毫不敢有所犯)”고 하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도 매우 작은 것을 뜻하는 ‘추호’라는 표현이 나온다. 추호와 같은 말로는 분호(分毫), 이호(釐毫), 호리(毫釐), 추호지말(秋毫之末) 등이 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