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인생사 공수래공수거

손현석 명예기자
입력일 2023-04-27 13:07 수정일 2023-04-27 13:08 발행일 2023-04-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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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칼럼>
손현석 명예기자
손현석 명예기자

사람의 행복과 불행은 어떻게 결정될까? 또 누가 행복한 사람이고 누가 불행한 사람일까?

진정한 행복은 자기 마음에 달려 있다.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하지만 세상에 자기 삶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서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보다는 불행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사람이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욕심 때문이다. 사람은 가진 게 아무리 많아도 욕심이 채워지지 않는 한 가난하다.

사람이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건 공수래공수거의 진리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수래공수거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다.이 말은 ‘세상사는 동안 아무리 많은 재물을 모아두어도 세상을 떠나갈 때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므로 재물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고 살라’는 경고의 말이기도 하다. 또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많은 재물을 재물이 없는 가난한 사람과 나누며 살라’는 의미다. 이 말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세상의 누구도 자기가 세상을 떠날 때 무언가를 가지고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막상 자기 문제가 될 때 욕심을 버리지 않는 것은 자기는 아직도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애플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로 활동해온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아이패드를 출시, 정보통신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인물이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돈에 대한 욕심이 매우 많은 사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처음 애플을 창립할 때 그의 동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악을 속이고 이익금을 형편없이 적게 배분해 준 것이 들통나 갈라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장사 수완이 좋아 여러 번 부침을 겪으면서도 엄청난 돈을 벌었던 그는 안타깝게도 아직 젊은 나이인 56세에 지병인 췌장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가 죽은 후 서점에는 스티브 잡스에 관한 자서전 형태의 책이 많이 나왔다.

자서전을 보면 그가 평소에 남긴 주옥과 같은 말이 많이 기록돼 있다.

하지만 그중 그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말보다 사람의 마음에 자극을 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는 애플이라는 세계적인 기업을 세상에 두고 갔다. 그런데도 그는 그것을 아쉬워하기는커녕 고작 자기가 평소에 사용하던 만년필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물론 자서전이라고는 하지만 그가 직접 쓰기보다는 대부분 대필자에 의해서 기록된 책이므로 거기에 기록된 말이 얼마나 진실인지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너무나 많은 재산을 남겨놓고 가면서 분명히 공수래공수거의 의미를 실감한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는 동안 공수래공수거를 기억하고, 자기 삶에 감사하면서 늘 남과 나누면서 살아간다면 그 인생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손현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