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5·18정신 헌법수록은 ‘득표전략’ 김재원 사퇴 촉구…“여당 진정성 모두 사라져”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3-13 17:25 수정일 2023-03-13 17:28 발행일 2023-03-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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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서진 정책’ 의미 퇴색되나
신동근 “국민의힘, 5·18 망언 본색 기승부리고 있어”
김남국 “국민의힘 보여준 진정성 모두 사라져…윤 대통령 본심도 같은가”
인사말 하는 김재원 최고위원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고 선거를 위한 ‘득표 전략’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그동안 여당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보여준 진정성이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13일 김 최고위원의 ‘5·18정신 헌법수록 불가능’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보수 인사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예배 영상에 따르면, 전 목사는 “우리가 김기현 장로를 밀었는데, 우리에게 찬물을 던졌다.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는데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고 물었고, 김 최고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전 목사가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아닌가”라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했다.

결국 여당이 그동안 ‘서진 정책’의 일환으로 여러 차례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한 행동이 단지 선거를 위한 ‘득표 전략’이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해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전원이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호남에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당장 민주당은 김 최고위원이 5·18 정신을 훼손하고 이용했다며 질타를 쏟아냈다.

신동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5·18 망언 본색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극우 우파와 단절할 수 없음을 확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18 정신 헌법 수록을 전라도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수단 정도로 비하하는 사고에 아연실색하게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 본심도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얕은 사고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도 “김 최고위원 발언으로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줬던 전향적인 태도의 진정성이 모두 사라졌다”며 “지금까지 그저 표를 위해서 5·18민주화운동을 득표전략으로만 삼은 것은 아닌지 의심케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광주시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은 5·18정신 훼손, 지역감정과 정치 혐오를 조장한 김 최고위원의 당직을 즉각 박탈하고, 징계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한 “자타공인 ‘친윤’ 최고위원이 5·18 망언을 한 것은 국민의힘이 결국 5·18에는 관심 없고 광주를 이용하는 데만 관심 있는 당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반대한다는 것인가’는 질문에는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지 않나. 곧바로 개헌할 듯이 이야기하니까 ‘지금 개헌은 불가능’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라고 표현한 전 목사 발언에 호응한 것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그냥 덕담한 것”이라고 했고, ‘조상 묘도 판다’는 발언에 대해선 “선거운동 하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