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아무 증상 없어도 마흔엔 검진 필수… 위암 조기 발견과 예방법

안상준 기자
입력일 2023-03-14 07:00 수정일 2023-03-14 07:00 발행일 2023-03-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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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서 우연히 찾는 경우 많아…“40세 이후 2년마다 검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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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위암 중 크기가 작고 분화도가 좋으며 림프샘 전이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내시경 치료 기준을 넘어선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은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과거 국내 발생률 부동의 1위 암이었던 ‘위암’은 최근 4위까지 순위가 내려왔지만,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고 잦은 음주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다. 환자가 느끼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으며 소화불량 등 가벼운 질환으로 착각하기 쉬운 위암의 위험 요인과 치료법 등에 대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최성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위암, 전이 더 빨라

2020년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는 남자 1만7869명, 여자 8793명 등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2배 더 많았다. 여성에 비해 많은 남성의 음주·흡연부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혼밥·혼술이 유행하고 배달 음식, 간편식의 잦은 섭취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위암은 젊은 나이라고 무조건 안심해서는 안 된다.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위암은 전이가 빠른 미만성 위암이 상대적으로 많아 빨리 퍼지고 치료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만성 위암은 암세포가 위 점막에서 자라는 게 아니라 점막 밑이나 근육층을 통해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특성이 있다. 위내시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공격적으로 퍼져나가는 성질로 인해 위암 주변 림프샘 등 여러 기관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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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내 발생률 부동의 1위 암이었던 ‘위암’은 최근 4위까지 순위가 내려왔지만,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고 잦은 음주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위암 검사, 언제·어떻게 해야 할까

조기 위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궤양을 동반한 조기 위암의 경우 속 쓰림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환자가 느끼는 대부분의 소화기 증상은 비궤양성 소화불량인 경우가 많다. 만약 위암으로 인해 체중 감소, 복통, 오심, 구토, 식욕감퇴, 연하 곤란, 위장관 출혈 등이 발생한다면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정도의 진행성 위암일 수 있다. 따라서 위암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거나 상복부 통증,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위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

위암의 선행 질환으로 보는 위축성 위염이나 위의 점막이 장의 점막처럼 변하는 장상피화생, 이형성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받고 위의 상태를 추적 관찰해야 한다. 정기검진을 통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90% 이상은 완치가 가능하다.

◇ 조기 위암은 제한적 수술로 가능조기 위암 중 크기가 작고 분화도가 좋으며 림프샘 전이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내시경 치료 기준을 넘어선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은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조기 위암은 최소 침습수술을 통한 제한적 수술이 행해지며, 진행성 위암은 그에 맞추어 광범위한 확대 수술과 강력한 항암제 치료가 병행되는 방식이다.진행성 위암은 복강경과 로봇을 통한 근치적 절제술이 가장 많이 시행된다. 병이 있는 부위를 완전 제거하고 안전한 절제역의 확보, 전이 가능성이 있는 종양 주위 림프샘을 일괄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진행성 위암은 넓은 범위를 정밀하게 절제해야 하므로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진행성 위암도 복강경과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개복 수술보다 상처 부위가 작아 주변 조직에 손상을 거의 주지 않으며, 염증 발생률이 낮다. 수술 후 생기는 장 유착이나 폐쇄 가능성이 감소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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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위암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궤양을 동반한 조기 위암의 경우 속 쓰림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환자가 느끼는 대부분의 소화기 증상은 비궤양성 소화불량인 경우가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잘못된 식습관, 위암 발병 가장 큰 원인

위암은 특정 한 가지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지만, 잘못된 식습관은 위암 발병의 큰 원인 중 하나다.

최성일 교수는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식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짜게 먹지 말고 질산염과 아질산염이 많은 훈제 음식은 피해야 한다”며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위암 발병률이 4.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도 신경 써야 하며, 금연도 중요하다.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위암 발생 위험도가 2~3배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서 알려져 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