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호모 비아토르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3-13 14:08 수정일 2023-03-13 14:08 발행일 2023-03-14 19면
인쇄아이콘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극작가 겸 비평가였던 가브리엘 마르셀(1889∼1973)은 인간을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라고 정의했다. 비아토르는 ‘걷는 사람’ 즉 나그네를 뜻한다. 호모 비아토르는 ‘길 위의 사람’, 결국 ‘여행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마르셀이 언급한 ‘여행’이란 단순히 걷거나 유람하는 공간 이동의 여행을 의미하지 않는다. ‘길’ 혹은 동양적 표현으로 ‘도(道)’와 통하는 행위다. 사색의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즉, 인간은 삶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존재라는 것이다.

결국 호모 비아토르는 공간적인 이동 뿐만아니라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삶의 여정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를 지칭한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찾아 나서는 이성적이면서 낭만적인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이라는 것이다.

가브리엘 마르셀은 “호모 비아토르는 길 위에 있을 때 아름답다”고 했다. 꿈을 포기하고 편한 것에 안주하는 사람 보다는, 고생은 하더라도 집 떠나 자신과 대면하고 스스로를 키워가는 사람만이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