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 클린스만 감독 입국…'역대 16강 진출시킨 감독들 스타일은?'

정민아 인턴기자
입력일 2023-03-08 16:50 수정일 2023-03-09 12:00 발행일 2023-03-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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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린스만 공식 인스타그램)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위르겐 클린스만이 선임된 가운데 역대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감독들의 경기 스타일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오전 5시께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발표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입국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 클린스만 감독은 입국 후 “이른 시간부터 반겨줘 너무 감사하다”며 “이번 아시안컵은 우승이 목표”라고 다짐을 전했다. 계약 기간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5개월로 오는 13일 A매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의 한국 사령탑 첫 데뷔전은 오는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으로 그의 전술 및 전략 방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1988년 분데스리가 득점왕, 1944년 독일 올해의 축구 선수상 등을 수상하며 독일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힌다. 그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2004~2006) 감독에 부임한 후 UEFA 유로 2004 조별리그에서 광탈한 자국 대표팀을 재건해 시원한 공격축구로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포르투갈을 잡고 팀을 2006 독일 월드컵 3위로 이끌었다. 또 미국 축구 국가대표팀(2011~2016)을 맡아 독일-포르투갈-가나라는 죽음의 조에서 결국 포르투갈을 밀어내고 팀을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에 진출시켜 유능한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과 헤르타 베를린 등 클럽 팀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내기도 했으며 전체적으론 실질적 디테일한 전술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필립 람은 본인의 자서전 ‘Der Feine Unterschied’에서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의 클린스만에 대해 “우리는 사실상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 단련을 했을 뿐이다. 전술적인 것들은 무시되었다.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고 선수들은 경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하고 싶은지를 토론하기 위해 알아서 모여야 했다”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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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클린스만 감독과 달리 파울루 벤투 감독은 디테일한 전술을 강조한다.

그는 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 중 최장기로 재임하며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만에 16강을 이끌었다. 2013-2014 시즌 포루투갈 최우수 국내 감독상을 수여했던 벤투 감독은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과 수비 전환에서는 조직적인 전술 플레이를 강조한다. 후방 빌드업이 끝난 후에는 선수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자율적인 플레이를 바라며 강조하는 ‘매니저 육성형 감독’에 가깝다. 계산적이고 디테일한 그는 경기 흐름을 자주 바꾸지 않으며 전진패스를 통한 속도감 있는 공격 전개를 주 전술로 빠른 축구를 선호한다. 강팀을 상대할 경우엔 전반적으로 라인을 내리거나 후방에 숫자를 많이 두며 손흥민을 필두로 빠르게 뒷 공간을 노리는 등 후방 빌드업을 특히 강조한다. 그의 공격 트레이드 마크는 4-2-3-1 또는 4-4-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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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허정무 감독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브라질을 제치며 16강 진출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피지컬과 투쟁심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선수 운용 폭이 넓었다. 그는 공격수들의 전체적 능력을 고려해 고정된 포지션 없이 움직이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실제 일본전 전반에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박지성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좌우 공격수 등 세 자리를 수시로 넘나들며 상대를 교란시키고 원래 오른쪽 공격을 맡았던 이청용도 수시로 왼쪽 공격수로 이동하는 등 유연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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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2002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의 역사를 새로 쓴 거스 히딩크는 체력 강화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전후반 내내 상대를 압박하고 기동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회를 얼마 안 남긴 시점에서도 체력 훈련을 이어갔다. 이런 훈련법으로 상당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히딩크는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했고 그 사이 선수들은 달라진 몸 상태를 실감했다. 또 그는 대회를 앞둔 시점까지 엔트리를 확정하지 않고 평가전 등에서 엔트리 변화를 주는 등 실험적인 면모를 보였다. 히딩크는 유연한 전술을 선보였다. 그는 당시 수비 형태로 포백시스템을 정착시키려 했지만 선수들이 이에 적응하지 못해 3백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며 수비 안정을 꾀했다. 홍명보를 중심으로 대인 마크 능력이 뛰어난 김태형과 최진철이 수비라인을 형성했고 좌우 윙백 이영표, 송종국과 함께 단단한 수비벽을 이뤘다.

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