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1인당 1만원대 회식… '초저가' 외식 창업 주목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입력일 2023-03-08 07:00 수정일 2023-03-08 07:00 발행일 2023-03-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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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노마스크 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코로나19에 억눌렸던 국민의 외부 활동이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거리로 쏟아져 나왔지만 장기불황에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점심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소주 한 병 값도 5000원을 넘긴 지 오래다. 이에 주머니가 가벼운 2030 세대를 겨냥한 ‘초저가’ 외식업이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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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이수역 주변 먹자골목에 있는 해산물요리 전문점 ‘어사출또’ 매장은 저녁 6시가 되면 만석이다. 이 시간부터 약 2시간 동안 165㎡(약 50평) 규모 매장에 소주와 회를 즐기는 고객들로 북적인다. 최근 들어 2030 고객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 곳을 자주 찾는다는 윤모 씨(35)는 “해산물요리 메뉴도 저렴하지만 소주 한두 병이면 친구와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자주 들르게 되는 것 같다”며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생맥주만 해도 여러 잔 마셔야 되는 부담감이 있어 소주를 자주 찾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소주를 안주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저렴한 곳이 인기가 높아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어사출또’는 고객과 가맹점 모두가 만족하는 브랜드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은 매일 산지에서 직접 올라오는 신선한 활어와 각종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고, 가맹점은 본사에서 수산물을 국내 최저마진으로 공급받아 용이하게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2인용 세트메뉴의 경우 광어, 우럭, 연어 등 활어 두 가지와 서브 메뉴를 더해서 가격대가 2만 원대에 먹을 수 있다. 소수 한 잔을 곁들여도 3만 원 내외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3~4인용 세트 메뉴 역시 3만 원대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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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출또 점포 전경. (사진제공=어사출또)

어사출또가 이렇게 저렴하게 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가맹본부가 경남 통영에서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가두리 양식장이 있기 때문이다. 어사출또는 가족, 단체모임, 친구, 연인과의 새로운 추억 문화공간, 서민과 중산층이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국민 횟집’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120여 개의 점포가 있는 수산요리 전문점 1위 브랜드로 점포를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목표다.

서울 논현동 영동시장 먹자골목에 자리 잡은 ‘삼백호집’은 ‘고기로 배 채우는 집’이라는 슬로건 아래 삼겹살 300g에 1만300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고기집이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높아진 외식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좋은 고깃집으로 입소문나면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데, 오후 6시 전에 이미 만석이 되어 늦은 밤까지 줄 서서 먹을 정도로 고객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다. 주 고객은 2030 직장인들로 배부르게 먹고 마음껏 떠들고 얘기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직장인 조모(31) 씨는 “요즘 웬만한 삼겹살집 가격이 150g 1인분에 1만6000원이 넘고 심지어 2만 원대에 이르는 집도 많은데, 이곳은 가격 부담이 적다 보니 친구들과 소주 한 잔에 마음껏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왁자지껄하게 얘기하면서 고기와 식사를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삼백호집 메뉴 중 세트 메뉴의 인기가 높다. 백호 돼지고기잔치 세트 메뉴는 듀록 돼지고기 급냉삼겹, 숙성삼겹, 숙성목살, 꽃항정살 등 네 가지 부위 800g과 된장찌개, 퐁당치즈, 구이채소 등과 밑반찬을 총 4만5000원 가격으로 판매한다. 성인 4인분용에 해당하는 양이다. 소주 두세 병과 함께 먹어도 6만원이 넘지 않아 일인당 객단가가 1만5000원이면 된다. 그야말로 MZ세대가 선호하는 초저가 고기집이다.

삼백호집 점포
삼백호집 점포(왼), 용용선생 점포(오). (사진제공=각사)
품질 좋고 값싼 소고기 메뉴도 있어서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 고객도 제법 많고, 주말이면 가족 외식 장소로도 선호되고 있다. 프리미엄 블랙앵거스 논꽃살 200g은 2만9000원, 차돌삼겹 300g은 1만3000원으로 저렴하고, 역시 세트 메뉴인 백호 소고기잔치는 눈꽃살과 차돌삼겹 600g과 된장찌개, 퐁당치즈, 구이채소 등과 밑반찬을 총 6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삼백호집은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 부산 동래에도 직영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가맹점 모집에 들어갔다.

해장국 전문점 ‘달래해장’도 저가 전략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가맹사업 1년 만에 70호점 가맹점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달래해장은 해장국과 소고기 수육을 대표메뉴로 하는 외식업 프랜차이즈다. 육회비빔밤, 소불고기뚝배기 등 식사 메뉴와 매운 낙지볶음, 전골, 전 종류 등 안주 다양화로 밥집과 고기집, 술집이 결합된 창업 아이템이다.

할인행사를 이용하면 선지해장국 7000원에 소주 한 병 3000원이면 식사와 반주를 즐길 수 있어서 저녁시간이면 직장인과 서민들의 외식장소로 인기가 많다. 소고기해장국 등 탕 메뉴 가격도 9000~1만 원 안팎이라서 소주 한 잔과 함께 먹어도 일인당 객단가가 1만5000원을 넘지 않는다. 수육 메뉴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고객층이 남녀노소 두텁고, 식사 메뉴와 술안주 메뉴, 해장 메뉴가 다양하게 있어서 판매 시간대도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꾸준히 매출이 오르는 점이 장점이다.

‘역전할머니맥주’가 ‘다 메뉴 소량 판매’의 저가 전략으로 성공한 이후 ‘메뉴는 쪼개고 가격은 낮추는’ 전략도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레트로 차이니즈바를 표방하는 ‘용용선생’은 1930년대 홍콩 뒷골목을 콘셉트로 하는 프랜차이즈 주류 전문점이다. 짙은 컬러의 나무 인테리어와 붉은 네온사인으로 ‘레트로 글램(Retro glam, 화려한 복고풍)’ 분위기를 내며 깔끔하면서도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2030 젊은 층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용용선생 가맹본부 창업자 역시 30대 초반의 공동창업자다.

‘용용선생’의 인기 요인 역시 저렴한 가격이다. 2030 세대가 처음에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이끌려 방문하지만 재방문은 맛과 품질, 가격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냉채 및 무침요리는 5900원에서 7900원대로 1만원을 넘지 않고, 간단한 튀김요리도 7000원 내외다. 탕요리 역시 1만3000원~1만4000원대이고, 고급 튀김요리와 마라요리도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고급 중국식당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2인 세트 메뉴는 3만1900원이고 3인 세트 메뉴는 4만5900으로 저렴한 편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이와 같이 2030 대상 초저가 외식업은 경기침체로 당분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 된다. 1인당 객단가가 1만5000원을 넘으면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이 요즘 젊은층의 반응이다. 하지만 가격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맛과 품질을 도외시하면 얼마 못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맛과 품질,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 때 창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