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킹달러’ 귀환?…"1400원선 넘기 힘들다"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3-03-02 17:30 수정일 2023-03-02 17:31 발행일 2023-03-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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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2개월째 증가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긴축 강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한 달 새 100원 이상 급등해 지난해 외환시장을 뒤흔든 ‘킹달러’의 재현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가 12개월째 지속되면서 원화 약세 요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과 유럽 경제의 개선 등으로 지난해처럼 달러화가 독주하는 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0원 하락한 1315.6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장보다 16.1원 급락한 1306.5원에 개장했다. 중국 경기개선 기대감에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화도 동조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줄었다.

올해 초까지 1200원대였던 환율이 최근 1300원선을 뚫고 올라온 것은 2월 중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소비자물가(CPI), 개인소비지출(PCE) 등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의 긴축이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한 것이 주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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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미국의 고용, 물가 등이 예상치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외환시장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원·달러 환율 방향은 미국의 긴축 속도 강화로 인한 달러강세가 주로 영향을 주는 가운데,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중국 리오프닝과 유로존 경제 개선 등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3.50%)과 미국(상단기준 4.75%)의 금리차는 현재 125bp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최소 150bp~최대 175bp 확대 가능성이 예상된다. 자금유출 우려 등으로 환율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요인이다. 무역수지는 2월에 5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화 약세 요인이다.

다만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정점에서 둔화되는 모습이고, 중국과 유럽의 경기도 살아나고 있어 환율이 지난해처럼 1400원대를 돌파하는 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당분간 달러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3월 초 양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연동해서 위안화가 강세를 나타낸다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환율 고점이 1330원~1340원까지 올라갈 수는 있지만 지난해처럼 1400원까지 올라가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민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중국이나 유럽의 경제가 개선되는 측면에서 보면 달러화가 지난해처럼 독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