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 -8.22%… 1998년 이후 역대 최저

이정아 기자
입력일 2023-03-02 15:31 수정일 2023-03-02 16:36 발행일 2023-03-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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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뒤면 국민연금 소진?…5차 재정추계 본격 착수 (CG)
(사진=연합)

지난해 국민연금 적립금이 1년 만에 900조 밑으로 내려간 가운데 수익률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작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890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전년(948조7000억원)에서 1년 만에 900조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기간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8.2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08년 -0.18%로 사상 첫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통화긴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2018년에도 마이너스(-0.92%) 수익률을 찍은 바 있다.

작년 국민연금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22.76%, 해외주식 -12.34%, 국내채권 -5.56%, 해외채권 -4.91% 등으로 일제히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작년은 주식과 채권시장이 동시에 하락한 이례적인 해로 평가된다.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은 반대로 움직이며 서로 보완하는 경향이 있으나 작년에는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하는 기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수익률은 8.94%로 대체투자 자산인 부동산과 인프라 자산의 평가가치 상승·실현이익 강세로 인한 환차익이 수익률 손실 폭을 축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글로벌 증시 급락 등의 영향으로 해외 연기금들의 운용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주요 연기금 중 국민연금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게 국민연금공단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기간 노르웨이(GPFG)와 네덜란드(ABP)의 수익률은 각각 -14.1%, -17.6%에 달한다. 그러나 일본(GPIF)과 캐나다(CPPI)의 수익률은 각각 -4.8%, -5%로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국민연금도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작년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모든 연기금의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에 수익률에만 초점을 두면 안 된다”며 “국민연금은 사적연금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률로만 판단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도 “지난달 기준 연기금 금융부문 수익률은 5% 내외(잠정)를 기록하며 총적립금 규모는 930조원을 회복한 상태”라며 “세계금융시장은 올해 들어 진정세를 보이며 국민연금 전체 수익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