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방위 혐의 부인 ‘대표사퇴·불체포특권’은 함구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3-02-23 15:51 수정일 2023-02-23 15:53 발행일 2023-02-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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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성남FC 의혹 “무혐의에서 갑자기 구속할 중대 사건으로 바뀌어”
“영장에 이재명 돈 받았다는 내용 하나도 없어”…검찰 영장은 ‘국민의힘 성명서’ 수준
“윤 대통령, 자신이 수갑 찬 모습 보여주고 싶은 것”
대선 공약 ‘불체포 특권’ 관련 “깡패 날뛰면 대문 닫아야”
구속영장 관련 기자간담회 연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체포동의안 국회 보고 하루를 앞두고 60여분 동안 자신의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비명(비이재명)계도 이번 표결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되자, 여기에 더해 자신의 결백을 강조하는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대표직 사퇴·불체포특권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결국 당내 ‘이재명 리스크’ 우려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검찰이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자신에게 청구된 구속영장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무엇보다 60여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 대부분 시간을 모두발언을 통한 혐의 반박에 할애하는 등 여론전에 공을 들였다.

먼저 이 대표는 성남FC 사건 관련해 “무혐의로 불송치 결정이 됐다가 대통령 선거 후 재수사가 이뤄졌고, 갑자기 구속할 중대 사건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대장동 역시 박근혜 정부 당시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검찰의 영장 청구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영장이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영장을 보면 이재명이 돈 받았다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며 검찰의 영장은 ‘국민의힘 성명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의 영장 청구 내용을 반박하는 동시에 비난의 화살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렸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목표는 자신을 “구치소에 갇혀 대기하는 모습 또는 수갑을 찬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의 모든 혐의는 “바뀐 것이 없다”며 “대선에서 패배한 것과 대통령·검사가 바뀌니까 판단도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는 ‘정적 제거’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다만 이 대표는 검찰 수사 관련해선 자신의 입장과 해명을 하는 데 집중했지만, 당내 일각에서 요구하는 부결 또는 기소에 따른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가정적인 상황에 대한 질문은 말하기 부적절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불체포특권을 ‘대문’이라고 표현하며 “깡패가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대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 대표는 대선 공약으로 의원 불체포특권을 공약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본질적으로 엄혹하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주훈 기자 jhki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