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제3의 레일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2-23 14:04 수정일 2023-02-23 14:04 발행일 2023-02-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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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를 부설할 때 보통 두 개의 레일과 함께 하나의 보조 레일을 더 설치한다.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이 세 번째 레일은 고압전류가 흐른다. 때문에 잘못 손을 댔다가는 감전사 당하기 십상이다. 여기에서 유래되어 ‘건드려선 안되는, 정치적으로 민감만 이슈’를 제3의 레일(the third rail)이라고 부른다.

정부 정책 가운데 제3의 레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197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재산세 감면과 관련해 주민발의로 통과된 주민청원 13호(프로포지션13)이다. 당시 주민들은 재산세는 무조건 그 부동산의 총 현금가치의 1%를 넘지 못하며,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액도 전년도의 2% 이상 올릴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 주민발의를 지원했던 주지사가 로널드 레이건이었고, 그는 나중에 대통령이 되었다. 주민들은 안정적인 삶을 얻게 되었지만, 문제는 주 재정 악화였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재산세 수입이 늘 제자리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2003년 새 주지사에 당선된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의욕적으로 개정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 사안이 바로 ‘제3의 레일’이었기 때문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