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이어 ‘전술핵수단’ 방사포 도발…한미연합 훈련 앞두고 긴장 최고조

정재호 기자
입력일 2023-02-20 15:42 수정일 2023-02-20 15:48 발행일 2023-02-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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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술핵수단 방사포 2발 발사
북한, 전술핵수단 방사포 2발 발사 [조선중앙TV 화면] 2023.2.20(연합)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의 반발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이틀 만인 20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전날 한미의 연합비행훈련에 반발 성격으로 분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7시께부터 7시 11분께까지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들 미사일은 각각 390여 ㎞와 340여 ㎞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600㎜ 방사포탄 2발을 사격했다고 발표했다. 600㎜ 초대형 방사포는 유도기능이 있고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궤적으로 비행해 우리 군은 SRBM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날 SRBM이 발사된 평남 숙천 일대에서 사거리를 계산하면 충북 청주와 오산, 전북 군산까지 타격 범위에 들어간다. 청주 F-35A 기지와 오산과 군산 미 공군기지 등을 타격 가상 목표로 설정해 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는 전날 ICBM 도발에 맞서 B1B 전략폭격기 등 총 10여대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며 강 대강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북한도 향후 한미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를 빌미로 한 맞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 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치밀하게 따져보고 있으며 직간접적인 그 어떤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이 기회에 다시금 기정사실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성격에 달려있다”며 “정세를 격화시키는 특등광신자들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언한다”고 경고했다.

한미가 내달 중순 연합연습을 비롯해 확장억제 및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맞불을 예고한 만큼 당분간 한반도 긴장 고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통화에서 “북한의 맞대응 시간이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며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사사건건 강경한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를 한만큼 북한 체제 훼손, 유엔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 한미연합훈령 등에 대해 추가 도발 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상당히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까지 풍계리 핵실험장의 임박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아마 당분간 북한이 핵실험은 보류할 것”이라며 “보류의 요인은 아마 중국의 반대가 아닐까싶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에 대한 대북 추가 독자 제재를 단행했다. 외교부는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대북 제재 회피에 기여한 개인 4명과 기관 5개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4번째 대북 독자 제재다. 이번 제재로 한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개인 31명과 기관 35개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