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민스크 모멘트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2-22 14:26 수정일 2023-02-22 14:27 발행일 2023-0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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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을 누리던 경제가 그 꼭지점에서 위기를 맞아 급속히 붕괴되는 상황을 ‘민스크 모멘트(Minsky moment)’라고 한다. 시장 참여자나 관측자들이 비이성적인 과잉 열기를 걱정하기 시작하지만 이미 늦었다. 일단 호황의 정점을 지나 분위기가 변화하는 순간, 자산과 신용의 거품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폭락이 불가피해 진다.

1996년에 타계한 미국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는 경제학계의 이단아로 취급받던 말년에 이런 내용의 ‘금융 불안정성 가설(Financial Instability Hypothesis)’을 발표했다. 민스키는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믿지 않고,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10여 년 후 세계 최대 채권회사 핌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맥컬리가 주창자의 이름을 따 ‘민스키 모멘트’라고 이름 붙였다.

안정적이던 금융 시스템이 위기 징후를 보이면서 주식 가격이 폭락하고 기업 부채가 폭증하는 극단적 상황이 전개된다.

1990년대 말의 급작스런 아시아, 러시아 외환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도 민스크 모멘트의 전형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