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융홀츠

조진래 기자
입력일 2023-02-21 14:17 수정일 2023-02-21 14:18 발행일 2023-02-22 19면
인쇄아이콘

융홀츠(Jungholz)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중턱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7㎢의 면적에 인구 300명 내외에 불과한 이 곳은 독일 속 오스트리아 땅이다. 사방이 독일 국경에 포위되어 있어 오스트리아로 가려면 독일을 지나야 한다. 원래는 독일인 소유의 땅이었으나 14세기 중반 오스트리아 사람이 사들이면서 오스트리아 땅이 되었다.

바이에른(현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1844년 국경 조약에 이어 1868년 관세조약까지 맺으면서 융홀츠는 독일 경제의 영향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는 병원과 초등학교 이상의 학교가 없어 진료나 교육을 받으려면 독일로 나가야 한다. 두 나라 우편번호와 전화 지역번호가 동등하게 사용된다.

융홀츠가 세계적으로 유명해 진 것은 알프스 절경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은행 세 곳의 지점들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은행법에 따르면 예금주가 죽어도 독일법원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 독일 부자들이 이를 이용해 상속세를 탈루하기 위해 이곳 은행을 애용한다. 덕분에 이곳의 인구 1인당 은행 수와 예금 유치액은 세계 1위다. 케이맨 제도나 스위스은행도 이곳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