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나토 사무총장 접견…“북핵 고도화, 나토 적극적 역할해 달라”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3-01-30 17:34 수정일 2023-01-30 17:35 발행일 2023-01-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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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한국,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 나서 달라"
나토 사무총장 접견하는 윤석열 대통령<YONHAP NO-3242>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사무총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고도화’를 언급하면서 나토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30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만나 한-나토 관계, 한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북핵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한-나토 관계를 평가한 후 “이러한 발전에 힘입어 작년 11월 나토 주재 대표부가 개설되었다”며 “이를 통해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사이버·신기술·기후변화·방위산업 등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담아낸 한-나토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이 성공적으로 도출되도록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관심과 역할을 당부했다.

또 윤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에게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 을 소개하면서 “이 전략은 자유와 인권의 가치연대 위에서 법치와 국제적 규범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나토와 공통분모가 많다”며 “전략 이행 과정에서 협력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언급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 의지를 꺾기 위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나토가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해 주기를 당부했다.

이 같은 당부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적극 공감을 표하면서 한국의 독자적 인도-태평양전략을 높이 평가하고 “한-나토 간 사이버 방위, 신기술 등에서의 협력 확대를 위해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 한국이 나토 동맹국들과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감사 인사와 함께 참석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과의 접견에 앞서 최종현학술원에서 진행된 ‘대한민국과 나토: 위험이 가중된 세계에서 파트너십 강화의 모색’ 강연에 참석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국이 군사적 지원에 나서 주기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경제 지원을 했다는 점에 사의를 표하며 “한국이 군사적 지원이라는 특정한 문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결국 한국이 내려야 할 결정”이라면서 “일부 나토 동맹은 교전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구체적으로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우크라이나 지원 사례를 거론하며 “이들이 정책을 바꾼 것은 그게 오늘날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가 이기며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조건을 형성할 유일한 방법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거듭 우리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우방국인 우리 정부의 군사적 지원을 당부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의 경제·인도적 지원은 가능하지만 살상 무기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지원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