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김건희...지난해 8월부터 공개 행보 잦아져 박상병 "김건희, 향후 총선 국면에서 상당한 역할 할 듯"
지난 대선 당신 허위 학력·경력 논란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까지 연루되자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근 ‘조용한 내조’와는 정반대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김 여사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혼자 대구의 서문시장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민심을 다졌고, 윤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에도 동행하며 6번의 단독 일정을 소화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여사는 이번 순방에서 UAE와 유럽의 저명한 인사들과 교류를 쌓으며 국제 외교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우선 김 여사는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국빈 오찬에서 만수르 부총리 옆자리에 앉아 친분을 쌓았고, 같은 날 UAE의 국모로 불리는 셰이카 파티마 빈트무라바크 알 케이트 여사의 초청 만찬에 참석하고 셰이카 라티파 빈트 무함마드 알 막툼 공주와도 만나 양국간 문화 교류를 논의하는 등 활발한 외교 활동을 벌였다.
앞서 대선 당시 제기된 각종 논란에 이어 윤 대통령 당선 뒤에도 외교부 장관 공관 답사 논란, 사적지인 채용 논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순방 민간인 비선 보좌 논란 등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키며 언론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김 여사는 최근 과감하게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김 여사의 행보에 윤 대통령도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은 대통령이 다 못한다”며 김 여사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행보를 두고 “조용한 내조는 없다고 봐야 한다. 김 여사 행보 하나하나에 부정적 초점이 쏠리던 시기는 지났다”며 적극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아울러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이 잦아진 배경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도 거론된다. 임기 초반 2~30%대를 유지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연말부터 40%대를 회복해 김 여사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단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기회 있을 때 마다 김 여사가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활동을 활발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김 여사는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이다. 쇼맨십이 있는 사람이다. 김 여사가 대구·경북(TK)을 찾은 것은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을 다지면서 정서적으로 보수에 안착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지지율이 낮은 윤 대통령이 TK마저 무너지면 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들은 김 여사의 행보에 관심이 없지만 지지층은 응원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여사를 잡지 않으면 당 대표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당내에 돌고 있다”며 “총선 앞두고 김 여사가 어떤 역할을 할런지 모르지만 당 내부적으로 향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