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내조’ 한다던 김건희 여사 ‘광폭행보’…그 배경은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3-01-24 15:16 수정일 2023-02-09 11:44 발행일 2023-01-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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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김건희...지난해 8월부터 공개 행보 잦아져
박상병 "김건희, 향후 총선 국면에서 상당한 역할 할 듯"
예술가 리더 행사 초청된 김건희 여사<YONHAP NO-1209>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계기로 열린 ‘예술가 리더’ 행사에 초청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

지난 대선 당신 허위 학력·경력 논란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까지 연루되자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고 밝힌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최근 ‘조용한 내조’와는 정반대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김 여사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혼자 대구의 서문시장과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민심을 다졌고, 윤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에도 동행하며 6번의 단독 일정을 소화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여사는 이번 순방에서 UAE와 유럽의 저명한 인사들과 교류를 쌓으며 국제 외교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우선 김 여사는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국빈 오찬에서 만수르 부총리 옆자리에 앉아 친분을 쌓았고, 같은 날 UAE의 국모로 불리는 셰이카 파티마 빈트무라바크 알 케이트 여사의 초청 만찬에 참석하고 셰이카 라티파 빈트 무함마드 알 막툼 공주와도 만나 양국간 문화 교류를 논의하는 등 활발한 외교 활동을 벌였다.

앞서 대선 당시 제기된 각종 논란에 이어 윤 대통령 당선 뒤에도 외교부 장관 공관 답사 논란, 사적지인 채용 논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순방 민간인 비선 보좌 논란 등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키며 언론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김 여사는 최근 과감하게 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김 여사의 행보에 윤 대통령도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은 대통령이 다 못한다”며 김 여사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행보를 두고 “조용한 내조는 없다고 봐야 한다. 김 여사 행보 하나하나에 부정적 초점이 쏠리던 시기는 지났다”며 적극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아울러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이 잦아진 배경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도 거론된다. 임기 초반 2~30%대를 유지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연말부터 40%대를 회복해 김 여사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단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기회 있을 때 마다 김 여사가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활동을 활발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김 여사는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이다. 쇼맨십이 있는 사람이다. 김 여사가 대구·경북(TK)을 찾은 것은 윤 대통령의 지지 기반을 다지면서 정서적으로 보수에 안착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지지율이 낮은 윤 대통령이 TK마저 무너지면 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민들은 김 여사의 행보에 관심이 없지만 지지층은 응원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여사를 잡지 않으면 당 대표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당내에 돌고 있다”며 “총선 앞두고 김 여사가 어떤 역할을 할런지 모르지만 당 내부적으로 향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