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UAE 적은 이란’ 발언 파문… 임종석 “결코 말로 대충 얼버무릴 사안 아냐”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3-01-18 17:18 수정일 2023-01-18 17:23 발행일 2023-01-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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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중동 외교는 신남방, 신북방과 함께 대한민국 외교 지평 넓히는 중심축"
발언하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YONHAP NO-3293>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정문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아크부대를 방문해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파문이 가라 앉지 않는 가운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결코 말로 대충 얼버무릴 사안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물밑 외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8일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과 정부는 금번 중동 방문에서 일어난 실언 파문을 신속히 성의있게 수습해야 한다”며 이 같이 적었다.

임 전 실장은 “중동 외교는 신남방, 신북방과 함께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중심축”이라며 “특히 중동 국가들과의 외교는 미래 산업의 근간인 에너지 사업과 관련하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방산과 관련해서도 더 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UAE와 외교적 차원을 넘어 형제의 정을 쌓았고 사우디와 전면적인 협력의 장을 열어가는 한편 국제적 제재 상황 속에서도 이란과 긴밀한 소통으로 이해와 협력의 길을 넓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어느 한 나라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임 전 실장은 “국회에도 신속히 비서실장이나 안보실장을 보내 여야 모두에게 성의있는 설명과 함께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그것으로 국회도 이번 문제를 정쟁으로 확대하지는 않기를 바란다”고 국회에 당부했다.

임 전 실장이 이번에 이 같이 나선 것은 과거 본인이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한국과 중동과의 외교 강화를 위해 UAE 특사로 파견된 바 있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당시 임 전 실장은 UAE와 레바논에 파견 돼, 주둔중인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중동의 주요 관계자들과 만나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또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행정청장과 친분을 쌓기도 했으며, 이후 2018년 칼둔 청장이 답방의 형태로 한국에 방문하기도 했을 정도로 임 전 실장은 한-UAE 우호 협력을 위해 힘 썼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각)윤 대통령은 UAE 국빈 방문 중 아부다비에 주둔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과 간담회를 하던 도중 뜬금없이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말했다.

이에 나세르 카나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 “두 주변국이자 우방인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최근 간섭 발언을 들여다보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고 우리 정부에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