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카페, 쓴맛 안보려면 4가지 챙기세요

박자연 기자
입력일 2023-01-18 07:00 수정일 2023-01-18 07:00 발행일 2023-01-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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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작은카페 창업 전략
일회용품
서울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는 모습. (연합)

한국인의 커피사랑은 유별나다. 연간 커피 소비량(2020년 기준)이 프랑스(551잔)에 이어 2위(367잔)로, 세계 평균(161잔)의 2배 이상 에 달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섰고, 지난해 말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전년말보다 17.4% 증가한 9만8800여개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가 많고,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면서 카페를 창업하려는 예비창업자도 적지 않다. 실제로 기자의 주변에도 “특색있는 나만의 작은 카페 하나 하고 싶다”는 지인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노동 강도도 셀 뿐만 아니라, 10만개에 육박하는 카페 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에는 커피 원두값을 비롯한 각종 부자재 인상도 카페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게다가 개인 카페는 주변의 개인 카페는 물론,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도 경쟁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넓은 매장을 작은 개인 카페가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례로 음료 한 잔을 시키고 오래 자리를 차지하는 ‘카공’ 손님을 좌석수가 많이 않은 개인 카페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굳이 카페를 그것도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개인 카페를 내야겠다면 어떤 점 조심해야 할까. 개인 카페를 열기 전 입지를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지, 창업 직후 마케팅은 어떤 게 하는 것이 좋은지, 동네 카페를 운영하면서 어떤 점을 신경 쓰면 좋을지 프랜차이즈 창업 포털 ‘마이프차’와 함께 짚어봤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카페와 비교해서 개인 카페가 어떤 강점을 지닐 수 있는지도 함께 알아본다.

◇커피 맛보다 상권분석이 중요

카페는 입지가 절반을 차지한다. 사실상 카페 창업의 첫 단추에 해당한다. 여기엔 카페 콘셉트와 브랜딩, 창업 비용 등 다양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커피맛만 좋다면 위치가 안 좋아도 손님이 찾지 않겠냐’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 카페는 음식점과 다르다. 음식점은 말 그대로 ‘맛’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지만, 카페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카페의 입지와, 내부 인테리어, 직원의 접대, 음료의 맛이 어우러지는 종합 경험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 특성상 많은 손님이 들러줘야 하는데, 일부러 찾아가야만 하는 곳에 위치했다면 확률상 그만큼 손님을 끌어오기가 힘들다. 이른바 ‘뷰맛집’처럼 특별한 강점을 지닌 경우가 아니라면 그만큼 위치가 중요하다.

원두를 잘못 골랐다면 거래를 취소하고 다른 공급처를 찾으면 되고, 유행이 지난 인테리어를 선택했다면 비용을 들여 싹 바꿀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뿌리내린 입지를 바꾸는 건 어려운 일이다. 특히 입치 선정은 부동산 계약과 엮여 있기 때문에 한 번 선택하면 쉽게 변경이 불가능한 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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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입지 찾는 법

그렇다면 개인 카페를 내기 적당한 곳은 어디일까. 스타벅스 등 장사가 잘되는 유명 카페 브랜드 부근에 자리를 잡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유명 카페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인 이미 상권분석이 어느 정도 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유명 브랜드 카페에 갔다가 자리를 잡지못해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을 잡는 ‘낙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유명 카페 브랜드가 자리잡은 지역은 대부분 임대료나 권리금이 상당히 높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카페를 차리는 것은 자금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이런 곳에 카페를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다.

예산이 허용하는 한에서 카페를 차린다고 가정하면 집이나 직장 근처처럼 잘 아는 지역부터 찾아보는 곳이 좋다. 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동인구 숫자다. 일단 자기가 잘 아는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떠올려 보자.

두 번째로 자신이 열고자 하는 카페의 타깃이 누군지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카페의 콘셉트에 따라 유동인구도 나눠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과 점심 식후에 들르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할지, 아니면 학생들이 학원을 오갈 때 들르는 저가형 매장으로 포지셔닝할 지 생각해보자. 콘셉트에 따라 필요한 유동인구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주거 상권보다는 오피스 상권이 적합할 것이고, 중고등 학생이 많이 오길 원한다면 학교와 학원 근처가 좋은 입지다.

공개된 상권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입지를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이나, 프랜차이즈 창업포털 ‘마이프차’의 상권정보서비스는 상권 반경에 따른 배후 세대 수,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를 비롯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인구수, 지하철과 버스의 일평균 승하차 인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불안해서 하는 마케팅은 금물

많은 카페점주들이 오픈 초기에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매장은 예쁘게 꾸며놨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안 와서 슬슬 불안해져서, 배달앱에서 배달비 무료 행사라도 해야 불안감이 해소되기 대문이다. 주문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몇천 원을 절약할 수 있으니 배달도 자연스럽게 많이 들어온다. 온라인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를 알리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이 없는 이런 마케팅은 대체로 그때뿐인 경우가 많다.

물론 창업 초반에 자리 잡고 브랜드를 알리는 건 중요하다. 가격 할인이나 배달비 무료 등 할인 프로모션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런 할인 이벤트는 반드시 기간을 정해서, 가급적 단기간으로 해야 한다. 손님들에게 다시 오지 않을 특별한 행사라는 걸 각인시키는 것이다. 가뜩이나 커피 원가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프로모션이 장기간 지속되면 손님들은 그렇게 해도 충분히 남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카페는 단골 확보가 가장 중요한 만큼 당장 싸게 파는 것보다는 손님이 다시 오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 바람직하다. 적립 쿠폰을 발행하는 방법은 고전적이지만 적극적으로 시도할 만 한 방법이다. 요즘은 휴대전화만 입력해도 쉽게 회원가입과 적립을 해주는 서비스가 많이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가입을 유도해서 프로모션 소식을 정기적으로 발송하는 방법도 있다.

◇카페 장사는 동네장사...단골 손님 관리해야

카페가 자리를 잡고 어느 정도 재방문 손님이 늘었다고 방심하면 안된다. 카페장사는 동네장사다. ‘불친절하다’, ‘커피맛이 바뀌었다’는 등의 소문이 나면 손님들은 언제든지 옆 카페로 발길을 옮길 준비가 돼있다.

따라서 재방문 손님이 늘어 날수록 단골관리를 잘해야 한다. 단골관리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조금의 암기력과 순발력을 발휘해 손님에게 신경쓰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된다.

일례로 카페를 하다보면 카드를 내밀면서 ‘늘 마시던 거로’ 달라는 손님을 정말로 많이 만나게 된다. 이때 ‘그게 뭐였죠?’라고 반문한다면 그 손님이 다시 올 가능성은 크게 낮아지는 셈이다. 카페는 매일 다양한 손님을 받지만, 단골 입장에서는 여기만 자주 오기 때문에 본인이 인지됐을 거라 예상하는 경우가 많다.

동네 장사라는 건 특별한 게 아니다. 주거 상권이든 오피스 상권이든 근처 손님들이 자주 오면 동네 장사다. 카페는 전형적인 동네 장사라는 점을 잊지 말자. 특히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개인 카페가 가진 강점이 바로 동네 장사 관리를 차별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르바이트생이 상대적으로 자주 교체되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사장님과 직원 한 명, 혹은 사장님 홀로 단출하게 운영되는 개인 카페가 같은 손님을 계속 대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P씨(38)는 바로 옆에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가 생겼는데도 1년째 큰 문제 없이 장사를 하고 있다. 심지어 가격도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비쌌는데도 살아남았다. P씨가 경쟁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바로 단골 관리이다. P씨는 직장인들이 많은 광화문의 특성상 손님이 많은 아침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반드시 자리를 지키며 단골 손님을 관리한다. 점주가 자주오는 손님을 알아보고 척척 메뉴를 챙겨주니 단골이 생겨나고 그들이 다른 고객들을 끌고 온다는 것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맞으시죠’ 이 한마디로 손님과 친밀감을 형성하게 되고, 작은 동네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사는 곳이 아니라 내 취향을 알아주는 쉼터가 되는 것이다.

도움말=마이프차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