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도강’ 전화기 울리지만 시장 전체를 봐야

사설 기자
입력일 2023-01-08 14:37 수정일 2023-01-08 14:37 발행일 2023-01-09 19면
인쇄아이콘

정부의 규제 완화 패키지로 시장이 설렌다고 보기에는 이른 것 같다. 수도권 규제 해제지역도 전반적으로는 들썩이기보단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둔촌주공 재건축단지 관련 문의 전화가 5배나 늘었고 내놨던 급매를 거둬들이거나 급매를 찾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관심이 커졌다는 일면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는 전화기가 다시 울린다고 한다. 이것이 뉴스가 되는 것은 집값 하락세가 가팔랐던 지역이어서다.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노도강 지역은 하락장으로 거래 단절 여파가 심대한 지역이다. 노원구와 도봉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하락률 1, 2위를 다투던 곳이면서 최근엔 패닉 셀링(공포 투매)에 나서는 대표적인 지역이기도 하다. 노도강에 문의 전화가 많다니 그래서 반갑다. 다만 하락 기조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실제 대출 규제 완화 효과의 구조적인 한계를 더 들여다봐야 한다. 가격상승폭이 컸던 만큼 조정폭이 커진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고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기본 전제에 너무 매달린 것도 걱정거리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8개월(35주) 만에 반등하긴 했으나 시장에서는 아직 정부를 그런 시선으로 본다.

또 계속해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 정도를 나타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이 작동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 부담도 만만치 않다. 고금리에서 촉발된 수요 감소를 막아야 시장을 근본적으로 움직일 텐데 말이다. 하방 안전판 구실을 하던 전세 가격이 약세인 점까지 함정이다. 수도권 외곽은 낙폭을 그린다. 세종시, 지방광역시와 중소도시 등 지방 주택시장의 온도 차는 더 논할 게 없이 크다. 규제 대못을 뽑아도 부동산시장과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거래를 미루자는 기류까지 형성돼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거래량, 공급량, 심리 등의 발목을 싸잡아 잡는 것이 금리다. 이로 인해 부동산시장 회복 효과가 미미하다. 심지어 대출이자 부담 증가로 집값 추가 하락 우려까지 있다. 실수요·투자수요가 특정지역을 제외한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으로 몰릴 걸 예상하기란 별로 어렵지 않다. 규제 카드를 몽땅 던졌다 할 만큼 풀었지만 어떤 규제가 왜 시장을 망치는지 살펴볼 대목이 남아 있다. 당분간 금리 인상 흐름이 유지될 것이고 가계부채 리스크가 있어 어렵겠지만 DSR 등 추가 조치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노도강, 아니면 중저가 주택이 많은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가 시장 가늠자는 될 수 있으나 시장 전체 흐름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