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연초 개각 무기한 보류…이상민 유임되나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3-01-05 15:54 수정일 2023-02-09 11:40 발행일 2023-01-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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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국면전환이나 정치적인 이유로 인사 교체 하는 건 아닌거 같다"
박홍근 "이상민 스스로 안 물러나면 탄핵이라도 해야"
박상병 "이상민은 총선 카드...적절한 시기에 총선 준비 할 것"
피곤한 듯 한동안 눈감은 이상민 장관<YONHAP NO-2350>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의원질의가 이어지는 와중에 피곤한 듯 한동안 눈을 감고 있다. (연합)

연초 유력했던 개각의 보류가 결정된 가운데 대통령실 참모를 교체하는 인적 개편 계획도 무기한 보류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개각이 보류된 배경에 대해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보호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한 뒤 마무리 발언에서 “당분간 개각은 없다”며 직접 신년 개각설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괜한 소문에 흔들리지 말라”며 국무위원들과 참모들에게 “업무에 집중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설 연휴가 지난 뒤 개각이 단행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으로 돌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이날 이 같이 직접 입장을 밝혔고,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도 “국면 전환이나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하는 인사는 아닌 것 같다”고 개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이 장관에 대한 경질은 사실상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명확히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이 장관 탄핵소추안 추진을 다시 꺼내들며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지난 4일 박홍근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경찰 수사와 국정조사가 끝나면 (이 장관이)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그게 안 되면 다음 단계는 국민의 뜻에 따라 탄핵이라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개각은 국정반전의 좋은 카드다. 대통령실도 인사개편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개각할 이유가 없다고 본 것 같다”며 “거기에 조만간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치러지는데 이 역시 분위기 전환에 좋은 카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지금은 개각을 해야 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이상민 장관을 지키기 위해 개각을 미룬 것이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측근인 이 장관을 왠만 해선 경질 할 리 없다. 이 장관은 총선 카드다. 임기말까지 자신을 측근에서 보좌할 사람이라고 본 것 같다”며 “다만 이 장관을 교체 하긴 할 것인데 총선 준비를 위해 적절한 시기에 여러 인사들과 동시에 당으로 돌려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당 입장에서도 경질된 사람에게 공천 주는 모양새가 매끄러울 수 없다. 경질된 사람에게 공천을 주면 여론만 안 좋아 진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경제위기를 수출로 돌파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뒷받침 하고자 비서관 두 자리(국제법률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를 신설해 원전과 방산 등 주요 수출 관련 업무를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국제법률비서관에는 검사 출신인 이영상 전 쿠팡 부사장이, 정책조정비서관엔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정책관의 임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직 공석인 시민소통비서관과 사회공감비서관, 대변인, 뉴미디어비서관 중 일부도 충원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물러난 김영태 전 대외협력비서관의 후임으로 김용진 국민의힘 총무국장을 임명한 바 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