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제는 北 드론이 대통령실 촬영 했다는 것… 국방장관, 홍보수석 거짓말했다”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3-01-05 11:10 수정일 2023-01-05 11:22 발행일 2023-01-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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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尹, 문재인 정부에서 아무것도 안했다는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
윤 대통령, 합동 드론부대 창설 및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전 회의에서 합동 드론부대 창설 및 스텔스 무인기 연내 개발을 지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비행해 되돌아 간 사건을 언급하며 정부의 대응을 맹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드론이 대통령실을 촬영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5일 박 전 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북한 무인기 사건에 대한 입장을 이 같이 밝혔다.

우선 박 전 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의원이 용산이 북한 무인기에 뚫렸다는 발언을 두고 이 장관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거짓말 하는 우리 국방 당국을 국민이 믿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전 원장은 “다만 저는 군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다. 군은 사기를 가지고 산다. 그런데 더 가관은 어제 국방부가 대통령께 업무보고를 했다. 여기에서 보고를 했다는 거다. 그런데 청와대 김은혜 수석은 브리핑 안 했다”며 “이건 국민을 속이고 9.19 군사합의 파기하자 파기하겠다, 엄포 놓은 것만 발표를 하니까 소위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이슈를 이슈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장 문제는 북한의 드론이 우리 대통령실을 찍었다는 것”이라며 “이것을 왜 숨기나? 정확히 발표해서 어떻게 대비하겠다는 것을 내놔야 한다”고 대통령실의 대응을 질타했다.

박 전 원장은 ‘대통령실이 사실을 숨겼다’는 주장의 배경을 두고 “윤 대통령은 국방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니까 전문가의 얘기를 듣고 말씀하셔야 되는데 드론이 왔을 때도 뭐라고 했나? 우리 드론부대 창설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부대는 이미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창설됐다. 또 청와대는 인근산에 드론 장비와 시설이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용산으로 옮기니까 용산은 산이 없다. 그래서 용산의 고층아파트에다 드론 탐지기 같은 시설을 했다”며 “그렇다고 하면 거기에 민간인이 사는 아파트가 만약 북한에서 공격을 했을 때 어떻게 되겠나”라며 “우리가 고양시 일산지역을 개발할 때 아파트 이런 것들을 전부 남침의 방어용으로 군사용으로 지었다고 그랬다가 얼마나 시끄러웠는가”라고 과거 사례도 언급했다.

박 전 원장은 “국방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용산 이전은 불합리했지만 했으면 제대로 해야 될 것 아니냐”라면서 “그리고 어떻게 용산 대통령실이 찍혔는데 그걸 지금까지 모르고, 또 그것을 파악한 김병주 의원은 계속 주장을 하는데도 국방장관이 계속 거짓말하고 대통령한테 보고해도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거짓말하고, 윤 대통령은 엉뚱하게 ‘북한이 자꾸 그러면 우리도 9.19 군사합의 폐기하겠다’ 이런 얘기나 하느냐”며 거듭 정부의 대응 방식에 날을 세웠다.

또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9·19 군사합의 파기 검토를 지시 한 것을 두고는 “저는 이슈로 덮었다 그렇게 본다. 그리고 9.19 군사합의나 남북관계 합의는 파기선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설사 북한이 이별을 하더라도 지켜라, 우리 합의를 지켜라, 이렇게 공격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남북기본합의서를 노태우 대통령 때 채택했고, 관련해 정전협정, 6.15 공동선언과 같은 것들이 다 지금 남북관계에 살아 있는 것”이라며 “왜 9.19 군사합의서를 파기하나? 그러면 북한한테 지키라고 촉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전 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론을 두고 “물론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의 책임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공격마저도 다 우리 군이 책임지고 간다면 군이 안 남을 것”이라며 “특히 드론은 제가 국정원장 할 때도 드론에 대해서 강화를 하자 하는 얘기들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드론부대를 창설했고, 다 준비가 돼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아무 것도 안 했다는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고 거듭 정부를 비판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