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여당 의원들과 계속되는 ‘만찬정치’…당 내홍 불씨될까 우려도

권규홍 기자
입력일 2022-12-06 15:53 수정일 2023-02-09 11:33 발행일 2022-12-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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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최근 관저에 친윤 의원들과 만찬 릴레이
윤상현 "전당대회 출마자, 친윤계만 있는게 아니다"
EU 특사단, 윤 대통령에 보고<YONHAP NO-276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서 김기현, 이철규 의원등과 오찬을 함께 했다. (연합)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내년 2월말~3월초로 유력해진 가운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초대해 한남동 관저에서 잇따라 만찬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잇단 ‘만찬정치’ 가 내홍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 입주 한 뒤 여당 의원들을 자주 불러 만찬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윤핵관 4인방(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이철규 의원)을, 25일엔 당 지도부를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또 지난달 30일엔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을 관저로 불러 3시간 동안 배석자 없이 독대한 사실도 알려졌는데,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비롯해 여러 정치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만찬정치’가 계속되자 당 내부에서도 볼멘소리가 하나 둘 나오고 있다.

6일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윤 대통령의 만찬정치를 언급하며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전대에)윤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당대표 선거 출마예상자 중에는 친윤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윤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도 “당이 권력에만 줄을 서고 국민을 배제하면 국민이 그들을 지울 것”이라며 “그들에게 ‘민심’은 없고 ‘윤심’만 있다. 오직 공천이 먼저인 모임이 될텐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나경원 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측근인 한동훈 법무부장관 전대 차출설도 언급하며 “한 장관 입장에서나 윤 대통령 입장에서 한 장관의 차출에 대해서 부정적이지 않을까”라며 “이번 당 대표가 과연 정말 다음 미래(정치)행보에 좋은 자리인가 싶다. 정치인의 입장에선 상당히 어려운 자리”라며 한 장관을 견제했다.

아울러 당 일각에서도 윤 대통령의 만찬 정치를 놓고 ‘명백한 당무개입’, ‘사당화’라는 비판을 제기하며, 내년 전당대회를 전후해 당이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 내홍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내년이면(윤 대통령)집권 2년차가 되고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내홍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역대 정부 내내 그래왔다”며 “다만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있을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또 “만찬정치가 문제라고 이야기들 하는데 역대 대통령은 만찬정치를 쭉 해왔다. 윤석열 정부에만 잣대를 들이대는 건 의아하다”며 “다만 만찬정치를 하되 누구를 만나느냐가 중요한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상민 행안부장관 같은 사람들을 대통령이 만나는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도 통화에서 “최소한 내년 전당대회까지는 윤 대통령의 의중대로 윤심을 얻은 당권주자에게 힘이 모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공천을 못 받거나 하는 후보들은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당 대표가 무능하거나 검찰인사들이 당을 장악하는 사태가 오면 내홍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전망 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