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주변 정리를 위해서는 '뇌'부터 챙겨라!

이희승 기자
입력일 2022-12-01 18:00 수정일 2022-12-01 18:00 발행일 2022-12-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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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유튜버 자청의 추천도서 '정리하는 뇌'
2019년에 이어 2022년에도 베스트셀러 역주행
정리하는 뇌
(사진제공=와이즈베리)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의 과부하에 시달린다면 ‘정리하는 뇌’의 일독을 권한다. 유명 유튜버 ‘라이프해커 자청’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책으로 유튜브에서 소개한 ‘정리하는 뇌’는 뇌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들을 토대로 머릿속에서 시작해 가정, 비즈니스, 시간, 사회 및 인간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최근 몇 년간 인기 유튜브의 저서나 추천책이 베스트셀러 차트에 진입하며 ‘유튜버 셀러’의 힘을 입증되고 있는데 ‘정리하는 뇌’ 역시 그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 자청의 경우 ‘역행자’를 쓴 유명 작가임과 동시에 절판되거나 인기가 없던 책들 조차 재출간시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릴 만큼 출판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책에 대해 그는 “과학과 실험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심리학 도서”라고 밝히고 있다.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두께를 보노라면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대니얼 J. 레비틴은 서두에 밝힌 ‘디지털 시대, 정보와 선택 과부하로 뒤엉킨 머릿속과 일상을 정리하는 기술’을 부제로 정해 수천개의 정보를 보고 읽고 선택해야 하는 현대인의 일상에 경고를 보낸다.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저자는 “충동조절능력이 떨어지고 판단력도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뇌는 하루에 특정 개수 만큼의 판단만 내릴 수 있게 구성돼 있어서 그 한계에 도달하면 중요도에 상관없이 더 이상 판단을 내릴 수 없게 된다”면서 “우리 뇌에서 판단을 담당하는 신경 네트워크는 어느 판단이 더 우선적인지 따지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어 정보홍수 속에서 주의력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 우리가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행동이 바로 멀티태스킹이라고 지적한다. 사회 문화적 분위기 역시 멀티태스킹을 부추기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 여러 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 자체가 결국 중요한 결정에 대한 에너지를 뺏는다는 걸 간과하지 않는다. 
분량은 부담스럽지만 의식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뇌에 인지한다면 지난 시간들보다 훨씬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음을 강조한다. 뇌를 속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리하는 뇌’는 바로 과학적으로 뇌를 속이거나 정면으로 대응해 삶의 질을 높이는 점을 자세히 기술한 책이다. 단언컨대 50페이지 전까지는 각주도 많고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는다. 뇌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한번에 한 가지씩 집중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하는 법을 과학적으로 소개한다. 과학적, 의학적 설명이 넘쳐나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정리의 기술은 문제를 세분화하고 5분 안에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소화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확신이다. 내가 하는 일은 필요가 있어서 하는 일이고 뇌의 과부하를 위해 메모를 통해 기억보다 뇌의 아웃소싱을 하면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리하는 뇌’의 예시는 신경과학자로 오랜 시간 일 해온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이 녹아있어 가독성을 더한다. 한번 읽어서 이해가 된다면 굳이 정리할 주변 사항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서너번을 읽는다면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