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락하는 한국경제, 공생의 해법 도모해야

사설 기자
입력일 2022-11-30 15:38 수정일 2022-11-30 15:39 발행일 2022-12-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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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전 산업 생산이 2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전달에 비해 1.5%나 줄어 지난 2020년 4월의 1.8% 감소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두 달째 감소 중인 소비 부진에 네 달 연속 생산 감소까지 겹치면서 제조·서비스 모두 장기침체 가능성이 완연해 졌다. 수출 시장의 불확실성도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한국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물류 대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교통공사 노조까지 3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당장은 서울 지하철이지만 이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교통 대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공공운수노조 측이 표면적으로는 사측 구조조정안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화물연대와의 정치적 ‘파업 연대’가 이뤄지면 노동계 전체의 파업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일찍부터 한국경제의 중장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제 혹한기 진입을 예고하는 징후들도 속속 드러났다. 글로벌 경기부진 탓에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두 축인 제조업과 수출의 장기 부진이 확연했다.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는 외생변수 탓이 워낙 컸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한국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트리지 않게 할 유일한 방도였다.

하지만 이번 연쇄파업으로 한국경제의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 진입은 기정사실화됐다. 실질소득 감소에 더욱 위축된 소비시장까지 겹쳐 아마도 우리는 ‘가장 추운 겨울’을 나야 할 것이다.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전력을 다 해야 할 때에 제 앞만 챙기는 이기적인 불법 집단행동은 국민을 희생자로 만들고 국민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갈 뿐이다.

반짝했던 경기 회복 기대도 완전히 물 건너 갔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달과 같지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0.1포인트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런 상태라면, 그나마 정부가 바라는 내년 1%대 중후반대 성장도 공염불이 된다. 지친 국민들이 다시 도소매업 창업에 나선다는 소식이 오히려 불안스럽기만 하다.

생산은 부진하고 소비는 위축되고 투자는 부진한데 경제가 나아질 리 없다. 노동계는 제 몫 챙기기 파업을 일삼고, 정치권은 민생 경제 팽개치고 정쟁만 일삼으니 더더욱 해법이 없다. 엄혹한 이 위기를 그나마 슬기롭게 지나려면, 모든 경제 주체들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공생 방안을 찾는 것 뿐이다. 파업은 ‘그들’을 살릴 수 있을 지 몰라도 ‘국민’을 나락으로 떨어 트리는 최악의 패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