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60원대로…전문가들, '킹달러' 전망 견해 엇갈려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2-11-09 16:06 수정일 2022-11-09 16:07 발행일 2022-11-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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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사흘째 급락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20.1원 내린 1364.8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급등해왔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하락세로 방향을 틀면서 1360원대까지 내려왔다.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 기대감, 미국 중간선거 판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환율 하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를 놓고서 금융시장의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0.1원 하락한 1364.8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 종가 보다 8.9원 내린 1376.0원에 개장해 장중 낙폭이 확대됐다. 환율은 7일(-18.0원)과 8일(-16.3원)에 이어 사흘 연속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환율 하락세에 영향을 주었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기조 유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중국 지도부가 ‘제로 코로나’ 출구전략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시장에 방역 조치 완화 기대감이 확산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상원에서도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도 환율 상승세를 완화시키는 요인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규제 완화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위험회피 현상이 완화됐다”며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승리하면 바이든이 그동안 내세웠던 재정 정책을 되돌리려는 노력이 있을 것이고, 돈이 덜 풀리니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돼 금리인상 필요성이 적어지고 달러는 약세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있지만 미국 중간선거의 영향도 있다”며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예산편성이 쉽지 않아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어나기 보다는 오히려 개선되고 환율에 영향을 주는 미국채 금리가 빠지는 요인이 된다”고 짚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수석연구원도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우세한 결과로 증시가 오름세를 추가로 이어간다면 원화에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이전에 환율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낙폭은 단기적으로 완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환율 하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만큼 환율의 하락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제기된다. 김유미 수석연구원은 “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측면이 있는데,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가 해소된 것이 아니므로 환율이 다시 상승 반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미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전세계 신용시장이 느끼는 압박은 상당할 것이므로 달러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지시간 10일 발표될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CPI)가 시장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물가가 피크아웃(고점통과)을 하면서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미 CPI가 전년 대비로는 하락해도 전월대비로 0.5%~0.6% 사이에서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물가에 대한 경계감으로 강달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방역조치가 실제 완화되거나 유럽 에너지위기가 해소될 경우 환율 상승 압박은 완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