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위협하는 편의점, 주류 수요도 노린다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22-10-23 12:00 수정일 2022-10-23 13:10 발행일 2022-10-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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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 증가에 고급 주료 수요↑
CU 대형마트에 준하는 규모로 온라인 주류 행사
1000여종 주류 갖춘 특화 매장도 속속 등장
CU 와인
CU가 최대 규모 주류행사인 CU Bar 주류장터를 열었다.(사진=BGF리테일)

대형마트 매출 규모를 뛰어 넘은 편의점 업계가 연말 주류행사 수요까지 넘보고 있다. 늘어난 홈술족으로 인해 와인과 양주를 중심으로 주류 수요가 크게 늘자 대형마트에 준하는 주류 행사를 열기 시작한 것이다.

CU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인기 와인, 양주 1000여 종을 최대 40% 할인 판매하는 ‘CU 바(Bar)’ 주류장터를 열었다. 올해 처음 진행하는 행사로 지금것 열렸던 온라인 주류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는 앞서 이마트가 열었던 하반기 와인장터(1000여 종)과 비슷한 규모다. 특히 CU는 이번 주류장터에서 그간 편의점에서 보기 어려웠던 300만원대의 초고가 위스키도 선보였다.

CU가 이처럼 대규모 주류 행사를 여는 이유는 올해 들어 와인과 위스키 등 고가 주류 판매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1~9월 포켓CU에서 판매된 20만원 이상 고급 와인과 위스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88.3%, 412.0%나 늘었다.

편의점 업계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주류 구색을 늘려가고 있다.

GS25는 올해 전북 전주시에 주류 특화형 플래그십 스토어 ‘GS25전주본점’을 오픈했는데, 이 점포는 전체 공간의 3분의 1이 주류 전용로 채워졌다. 주류 종류는 △와인 600여 종 △양주 300여 종 △전통주, 수제맥주 100여 종 등 총 1000여 종이다.

이마트24도 주류 특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던 강동ECT점을 리뉴얼해 주류 전문 편의점으로 바꿨다. 마찬가지로 매장의 3분의 1을 700여종의 주류와 안주류로 채웠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최근 와인뿐 아니라 위스키, 고급 수제맥주·막걸리 등 이색적인 주류를 찾는 고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류특화 매장의 메인이었던 와인에 위스키 등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홈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국내 와인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와인은 5억6000만 달러 규모로 2018년 대비 3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수입량 또한 2018년 4만292톤에서 1.9배 증가한 7만6575톤을 기록했다.

또 2020년 3월 주세법 개정에 따라 주류를 온라인으로 사전에 예약·구매하고, 원하는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스마트 오더 시스템이 가능해면서 매장 내 물리적 공간 한계로 다양한 구색을 갖추기 어려웠던 편의점 업계도 온라인을 통한 대규모 주류 행사가 가능해졌다.

이 같은 편의점 업계의 공격적인 주류 행사, 매장 확대에 대형마트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구색을 늘리기보다 인기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하반기 와인장터 판매 와인 종류를 상반기(1600여 종)에 비해 37.5 % 줄였다. 대신 상반기 와인장터 인기 품목의 물량을 약 15% 가량 확대했고, 가격도 최대 70% 할인으로 낮췄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와인장터에 비해 고객 수요가 높은 1000여종 와인으로 구색을 줄이는 대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기 와인에 대한 고객 혜택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