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상품 불티…다시 불붙은 창고형 할인점 경쟁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22-10-10 12:00 수정일 2022-10-10 12:00 발행일 2022-10-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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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대용량 상품 구매 급증
이마트·롯데마트 사업 전면 재편으로 경쟁력 강화
트레이더스 공격 출점에 새벽배송 진출까지
이마트 트레이더스 연산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이름을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바꾸고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진행했다.(사진=이마트)

고물가로 인해 대용량 상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창고형 할인매장 경쟁이 다시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전면 개편을 진행했고, 오프라인 강자인 코스트코는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높아진 물가에 대용량 상품을 쟁여두려는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간편식을 중심으로 지난 7~9월 대용량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다. 위메프에서도 최근 한 달간 대용량 생필품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고물가,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대용량 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대용량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꼽히는 곳은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창고형 할인점은 대형마트보다 낮은 수준의 마진율을 남기며 대용량 위주로 상품을 판매한다.

창고형 할인점들도 대대적인 사업 재편을 통해 수요 흡수에 나서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으로 이름을 바꾸고 코스트코처럼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기로 했다.

도매, 대량, 대규모를 의미하는 ‘홀세일’을 브랜드명에 담아 창고형 할인점 본연의 경쟁력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4일 도입한 유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은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등급으로 나눠 운영한다. 회원들에겐 인기 상품을 회원가에 제공하고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TR 캐시’를 스탠다드 회원 1%, 프리미엄 회원 2% 적립해준다.

이와 함께 트레이더스는 중장기적으로 30개점까지 출점을 이어간다.

노재악 트레이더스 본부장은 “급변하는 유통환경과 경기 불황, 고물가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확실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총체적 혁신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2개점만 운영하던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을 맥스로 이름을 바꾸고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목포와 창원 등 지방을 중심으로 4개 매장을 연 데 이어 빅마켓이었던 서울 금천·영등포점을 맥스로 바꿨다. 내년까지 20개 점포 개점이 목표다.

후발주자인 만큼 롯데마트는 킬러 매장과 함께 출점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수가 3000개 수준에 불과한 창고형 할인점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주류 전문매장인 보틀벙커, 가전매장인 하이마트 등 킬러 매장과 함께 출점하는 방식을 택했다.

코스트코도 다음달 중순 서울 구로구 고척아이파크에 고척점을 열며 사업 확장을 이어간다. 18번째 매장으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트레이더스(21개) 뒤를 바짝 쫓는다.

이커머스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배송 가능 품목이 한정돼 있지만 그간 오프라인만 강화해 온 코스트코에 변화가 시작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