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강화 나선 리셀 플랫폼…수수료 인상 나서나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22-09-29 12:00 수정일 2022-09-29 16:34 발행일 2022-09-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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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 투자 비용 늘며 적자 구조 이어져
거래 수수료 인상·배송비 부과로 수익 늘리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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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리셀(되팔기) 플랫폼 이용자가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덩치가 커지자 리셀 플랫폼들은 수수료 인상, 배송비 부과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2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리셀 플랫폼인 크림과 솔드아웃 앱의 중복을 제거한 순 사용자 수는 작년 8월 33만명에서 올해 8월 84만명으로 1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크림 앱의 사용자 수는 47만명, 솔드아웃 앱은 6만명 증가했다. 명품 커머스, 중고거래 앱 이용자까지 합하면 리셀 플랫폼 시장은 더 크게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와이즈앱 관계자는 “최근 한정판 신발이나 명품 등을 재판매하는 리셀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며, 리셀 플랫폼 앱이 패션 및 유통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 사용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셀은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았다. 롯데멤버스의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지난 8~9일 20~40대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오픈런(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것)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오픈런 경험이 있다고 답한 40대의 32.2%는 ‘리셀 목적’을 동기로 꼽았다.

크림
네이버 크림 이용화면.(사진=크림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처럼 희소성이 높은 제품에 대한 오픈런과 리셀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하자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던 리셀 플랫폼들은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들어갔다. 네이버 크림은 지난 4월 처음으로 1%의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를 6월에 2%로 인상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3%로 추가 인상할 예정이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무신사 솔드아웃은 무료 수수료 정책은 유지하고 있지만 무료 배송비 혜택은 없앴다. 무료였던 구매자 배송비를 지난 7월부터 2000원씩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간 리셀 플랫폼들은 수수료, 배송비, 검수비를 받지 않는 3무(無) 전략으로 중개 기능을 강화해 왔는데 여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리셀 플랫폼들은 정·가품 검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데 비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수료 부분에 있어서는 손해를 감수해왔다. 수익을 얻는 부분은 중개 거래에 따른 중개수수료와 직접 판매한 상품에 대한 판매 수수료 정도가 전부지만 시장 진입 초기 단계인 만큼 무료 수수료 정책을 고수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적자가 많이 쌓였다. 리셀 플랫폼 중 가장 규모가 큰 크림의 경우 지난해 5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지급수수료로 433억원이나 지출했다. 지급수수료에는 정·가품 판별 고도화를 위해 투자한 비용 및 전체 운영비가 포함됐다.

무신사는 솔드아웃 실적을 따로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최근 서울 목동에 제1검수센터보다 2배 이상 큰 제2검수센터를 열며 정·가품 검수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리셀 플랫폼 이용자들 사이에선 앞으로도 거래 수수료 인상과 배송비 부과가 잇따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작년 국내에 진출한 세계 1위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는 8~10% 구매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