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총수 빠지고, 플랫폼 기업 줄줄이 국감장으로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22-09-27 16:00 수정일 2022-09-27 16:00 발행일 2022-09-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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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차석용 대표 증인 명단서 빠져
반면 쿠팡풀필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 이름 올려
플랫폼 기업 대상 상생, 불공정 거래 관련 질의 예고돼
의사봉 두드리는 윤관석 산자중기위원장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관석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해는 유통대기업 총수 대신 플랫폼 기업 대표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되고 있다. 플랫폼 기업 대표들은 상생, 불공정 거래 관련해 집중 질의를 받게 될 예정이다

27일 국회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 등은 환경노동위원회 증인으로 참석할 뻔했으나 최종 명단에선 이름이 빠지며 출석을 면하게 됐다. 정 부회장은 사은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스타벅스의 최대 주주라는 이유로, 차 대표는 어린이용 물티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증인 명단에 거론됐었다.

반면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정종철 대표는 환노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김 대표는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배달라이더 산업재해 신청 급증과 관련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택배근로자의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2018년 76건에서 지난해 458건으로 4년간 6배 늘었다.

김 대표는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증인으로도 출석해 배달앱 플랫폼과 음식점주 상생협력 방안에 대한 질의를 받게 된다.

정 대표는 물류센터 사고 예방조치 점검 및 고용, 작업환경개선 점검 관련해 질의를 받는다. 쿠팡 노사는 ‘물류센터 혹서기 대책’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환노위 의원들은 국감을 앞두고 지난 8월 동탄 물류센터 현장 방문을 진행했다.

김재현 당근마켓 대표는 행정안전위원회로부터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중고거래 사기 피해 관련해서 질의를 받는다. 김 대표에게 증인 출석을 요구한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이버사기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거래를 포함한 쇼핑몰 사기 피해액은 133억원으로 2017년(10억원)과 비교해 13.4배 늘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발란·머스트잇·트렌비 등 3개 사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명품 플랫폼 3사는 지난 5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현장조사를 받았다. 소비자의 환불·반품 권리를 보장하는 청약 철회권 제한 여부와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소비자 이용 약관에 대한 실태조사도 추가로 진행했다.

정무위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발란·머스트잇·트렌비에 대한 소비자 상담은 최근 5년간 2299건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 8월까지만 1241건이 접수돼 전년 575건에 대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상담 이유로는 ‘청약철회’가 전체 35.5%로 가장 많았다.

김성주 의원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한 명품 플랫폼들의 이용약관이 소비자들의 권익을 해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실태조사 발표 전 국정감사에서 주요 명품 플랫폼의 불공정한 약관 문제를 짚어보고, 약관 관련 제도 개선을 적극 촉구해 소비자 보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