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돌파 초읽기…장중 1395.5원 기록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22-09-14 16:13 수정일 2022-09-14 17:07 발행일 2022-09-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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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0원 돌파한 원/달러 환율, 13년5개 만에 최고치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 화폐를 펴 보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09년 3월 이후 13년 5개월 만에 1390원을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행보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단이 1400원을 넘어 1450원에 육박할 가능성을 예상한다. 1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7.30원 오른 1390.9원으로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연간 상승률(8.3%)은 7월(8.5%)에 비해 소폭 둔화됐으나, 월간 상승률이 0.1%로 시장 예상치(-0.1%) 및 전월(0.0%) 대비 상승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의 연간·월간 상승률이 6.3%, 0.6%로 모두 전월(각각 5.9%, 0.3%) 및 예상치(각각 6.1%, 0.3%)를 웃돌아 충격이 컸다. 물가 피크아웃(정점통과) 기대감이 꺾이면서 연준의 긴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22일 확인될 미 FOMC 결과에서 금리인상폭이 75bp(1bp=0.01%포인트)일지, 100bp일지, 연말 목표금리는 얼마나 높아질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그보다 앞서 21일 발표될 9월 1~20일까지의 우리 수출입동향에서 8월 무역수지 적자에 이어 9월에도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주 FOMC에서 점도표, 경제전망, 파월 의장의 발언 등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 6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서 2024년 금리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100bp 금리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기 보다는 75bp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 같다”며 “다만 올해 금리를 4% 정도까지 올리고 내년에는 4.5% 정도까지 올린 후 당초 점도표에서 시사했던 2024년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악의 경우 2024년까지도 4.5%라는 높은 수준의 금리전망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의 상방 압력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조용구 연구원은 “환율이 현재 1400원에 근접한 수준인데 미국의 물가가 높고 금리전망도 높은 쪽으로 수정된다면 환율이 최대 1430~1440원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정희 연구원도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무역지표 등으로 당분간 경계심리가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고 연준도 더 높은 수준의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환율은 추가적으로 상승해 1400원을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당국의 개입은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문정희 연구원은 “환율이 올라가면서 시장에서도 달러 매수 심리가 강한 것 같다”며 “외환당국의 구두성 발언이 계속 나오면 심리적 불안감은 다소 진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