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런 막나가는 정치, 세상에 없다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9-05 14:01 수정일 2022-09-05 14:01 발행일 2022-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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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가 ‘3류’로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협치와 민생의 정치는 자취를 감추고 분풀이와 한(恨)의 정치만 난무한다. 대통령을 포함해 여야 정치권이 온통 ‘내로남불’과 ‘적반하장’의 정치에 목을 메는 형국이다. 코로나와 물가 태풍에 서민 경제는 파탄 일보직전이다. 나라 경제는 우리 손으로 어쩔 수 없는 대내외 악재에 길을 잃고 갈팡질팡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오늘도 상대방 죽이기에만 혈안이다.

주변 정리에 실패하는 바람에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곳 국정을 돌봐야 할 시간마저 낭비하고 있다. 부인과 그 가족에 관한 의혹은 뭉갠다고 될 일이 아님을 알텐데 사태만 더욱 키우고 있다. 약속했던 대통령실 개편은 속도도 더디고 운용철학도 부족하다.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며 아는 사람만 데려다 쓴다. 지금부터라도 믿을 만한 사람을 널리 찾아 키울 생각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더 이상 대통령이 이런저런 구설에 국민들 뒷담화의 안주거리로 전락해선 안될 것이다.

여당은 자중지란 속에 장기화하는 내분부터 하루 빨리 수습해야 한다. 당을 위기로 몰아가는 이준석 전 대표의 내부 총질도 그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총대를 메지 않으니 해결이 난망 할 뿐이다. 여당은 특히 툭하면 이전 문재인 정부를 탓 하는 ‘쉬운 정치’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들도 그랬는데…”보다는 “전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던 초심(初心)이 지금은 가장 필요한 때다. 그래야 국민들 외면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는 야당을 보고 국민들은 아연실색한다. 민주당이 금새 ‘공수처’를 ‘중앙지검’으로 번복하긴 했지만 선을 넘는 ‘감정의 정치’가 난무한다. 이런 과격한 대여 투쟁이 모두 당 대표 리스크에서 파생되고 있다. 본인이 특검을 자초하겠다는 얘기했다면, 떳떳하게 검찰에 출두해 수 많은 의혹에 해명하면 될 일이다. 대장동부터 백현동에 부인 카드까지 속속 드러나는 증거들에 확실히 소명해야 리더십에 난 상처도 지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막나가는 정치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말로는 민생을 외치고 협치를 약속하면서도 결국은 자기 살려고 남부터 죽이고 보자는 식의 저급한 정치에 정치권 전체가 매몰되고 있다. 이제라도 ‘감정의 정치’를 내려놓고 ‘이성의 정치’로 돌아오길 바란다. 보복의 정치에서 빠져나와 건강한 협력과 비판의 정치에 임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오기와 분노가 넘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 행복을 최우선 하는 민생과 협력의 정치임을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