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인플레이션 틈타 스마트폰 부품 공세

우주성 기자
입력일 2022-08-31 13:51 수정일 2022-08-31 13:51 발행일 2022-08-3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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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글로벌 스마트폰 부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제품 수요 둔화 영향으로, 글로벌 모바일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저렴한 중국제 부품의 도입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낸드플래시 시장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한 점유율 확대를 노리면서, 국내 업체들 역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을 포함,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부품 공급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의 외형적인 축소에도, 현재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까지 전체 폴더블폰의 시장 보급률은 2.4%로 성장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73% 성장한 16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폴더블폰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도 올해 상반기 2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에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 역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산 부품을 활용하는 업체도 증가 중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의 아이폰14에 탑재할 메모리반도체를 중국 업체인 YMTC로부터 조달할 예정이다. YMTC는 128단 낸드플래시를 아이폰14와 보급형 모델 등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에는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 등이 애플에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주로 공급해 왔다.

업계는 YMTC가 향후 저렴한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한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해당 업체는 3% 수준인 자사의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최대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5%, SK하이닉스 점유율은 18%를 기록하고 있어 국내 메모리업체 입장에서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중국 BOE는 애플 등을 중심으로 일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반 OLED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프리미엄 OLED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스마트폰 모델 등에 BOE의 OLED 제품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OE는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LTPO OLED 등에 대한 개발과 양산에도 나서고 있다. LTPO OLED는 기존 패널 대비 소비전력을 줄이고, 주사율 구현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다만 업계는 기술력 문제로 중국 기업이 낸드플래시와 중소형 디스플레이에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따라오기에는 시일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기술 격차를 유지하면서, 부가 가치가 큰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별화를 거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메모리칩이나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비중이 절대적인 수준”이라면서 “따라서 고집적 낸드플래시나 LTPO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 제품을 통해 기술 격차를 지속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