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경제 최대 과제는 금리·환율 리스크관리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8-25 14:03 수정일 2022-08-25 14:03 발행일 2022-08-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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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올렸다. 벌써 4차례 연속 인상이다.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와 치솟는 환율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한미 간 금리 역전을 막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자는 취지까지 반영된 결과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2%로 제시했다. 1998년 7.5% 이후 24년 만에 최대치다. 6월과 7월 연속 나타난 6%대 물가상승률에 가파른 환율 상승까지 고려한 조치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확대 기대감을 상쇄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이 둔화될 것으로 우려해 올해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도 2.7%에서 2.6%로 낮췄다.

물가 전망치 상향과 기준금리 인상은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밖에 내리지 않은 것이 우려된다. 2.5% 안팎이 현실에 가까운 수치가 아닐까 싶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도 대부분 2.3~2.5%로 추정하고 있다. 내년 2.1% 성장률 전망은 그나마 현실적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과제는 ‘리스크 관리’ 하나로 모아진다. 성장에 대한 욕심은 조금 내려놓더라도 과거의 위기가 재현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다음 달 미 연준이 0.5%포인트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 역시 다음 스텝을 미리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

상당 기간 우리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폭이 더 커지고 환율 시장이 요동을 쳐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면, 단기간의 급속한 자본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리격차를 좁히는 데 특단의 전략적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현실을 반영 않는 성장 욕심은 당분간 접어두는 게 좋겠다. 성장의 요건인 수출과 소비, 투자 어느 것 하나 회복 기운이 없는데 비현실적 수치를 제시하며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선 안된다. ‘만성 흑자국’이던 증국에 마져 4개월 연속 무역적자라는 사실에서, 우리가 자신해 온 ‘펀더멘탈’을 재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다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 걱정한다. 과거처럼 나라 곳간 신경 안 쓰고 정부 재정지출로 메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적절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재정의 적재적소 투입이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더불어 민간부분의 생산과 투자를 촉진할 유인책도 서둘러야 한다. 그 모든 부분에 리스크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