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정부 100일…'소통'과 '정치력'부터 복원을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8-17 14:10 수정일 2022-08-17 14:10 발행일 2022-08-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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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많은 문답 속에서 우리가 주목한 것은 대통령의 강한 자부심과 자신감이었다. 지적된 많은 문제들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지난 100일은 물론 앞으로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비판에 거침이 없었다.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 위기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면서 민생 경제 살리기에 노력했고, 반도체와 우주산업 원전 등 산업 고도화와 미래전략산업 육성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하고, 과감한 규제개혁과 세제 개혁을 추진해 민간 주도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고 자평했다. 그런 와중에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주력해 왔고, 특히 집값과 전셋값 안정을 이뤄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0일에 대한 이런 대통령의 자평은 다소 과했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과 그 원인으로 지적된 인사 문제에 대해선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했다. 조직과 정책 등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국면 전환이나 지지율 반등 같은 정치적 목적으로 인사 등을 해선 안 된다며 세간의 부정적 평가를 거부하며 선을 그었다. 그나마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는 답변이 긍정적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 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잘 받들겠다고 했다. 자신부터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뜻이 투영된 것이 곧 ‘지지율’임을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 지지율 30%를 다시 넘기기가 버겁고, 부정 평가는 여전히 70% 언저리인 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가 처한 현실이 아닌가.

출근 길 도어스테핑이 ‘소통’의 전부가 아니다. 누구와도 만나 자신의 생각과 정책을 설득력 있게 알리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 문외한이었던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뽑아주면서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닳고 낡아빠진 불통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춘 ‘소통과 변화의 정치’였을 것이다. 그들 절반이 등을 돌리는 상황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날 대통령이 밝힌 향후 국정운영 과제들도 국민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정리할 것은 빨리 정리하고, 새로운 소통의 능력과 정치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