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심 지키겠다”는 尹 대통령이 해야 할 일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8-08 14:15 수정일 2022-08-08 14:15 발행일 2022-08-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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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와 ‘초심(初心)’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국민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모든 국정동력이라는 게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직 취임 100일도 안된 윤석열 정부지만 최근의 추락하는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야 말로 대통령실과 내각, 대통령 주변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분명한 ‘변화’가 실천되어야 할 시기다.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온 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그 필요성을 더욱 압박한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여전히 30%를 밑돌고, 부정 평가는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특히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걱정을 넘어 우려마저 낳고 있다. 학제 개편 이슈로 학부모층 지지율이 뚝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다.

이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대통령실 참모진과 장관의 조기 인적 쇄신론에 대해 그동안의 부정적 태도를 바꿔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뜻이다. 비정상적인 주변 인사를 당장 바로잡지 않고 또다시 시간만 끈다면 향후 국정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해야 할 문제다.

국민의힘 당내 문제에는 거리를 두겠다고 누차 강조해 왔지만, 대통령 측근이라는 ‘윤핵관’에 대한 정비는 시급해 보인다. 이준석 당 대표 문제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개입해야 풀릴 문제다. 끊임없이 논란이 되는 김건희 여사 주변인 인사도 마땅히 시정되어야 한다. 온갖 난무하는 의혹을 해소하려면 특별감찰관을 빨리 임명해 정리할 것은 과감히 정리해 주어야 한다.

지금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무너진 상황임을 직시해야 할 때다. 확실히 달라졌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면, 등 돌린 국민들의 지지를 되찾기 힘들다. 시급히 인적쇄신부터 단행한 후, 이달 말 선임되는 새로운 야당 대표와 조속히 만나 그를 국정 운영의 건전한 비판적 동반자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내홍에 휩싸여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각종 민생 대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국민들의 신뢰는 정부가 그들의 아픔을 보듬는 진실된 정책을 일관되고 끊기지 않게, 그리고 국민과 소통하며 진행해야 되찾을 수 있다. 대통령 말대로 그런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국민신뢰도 다시 생겨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