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지금 선거하면 이길 수 있겠나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7-28 14:25 수정일 2022-07-28 14:27 발행일 2022-07-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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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총질 파문’으로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안팎으로 사분오열 상태다. 당 대표 직무대행은 대통령과의 그릇된 문자 대화 탓에 리더십이 위태롭고, 의원들은 구심점 없이 우왕좌왕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전 당 대표는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측근)을 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며 또 다시 내부 총질이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바닥이다. 30% 밑으로 언제 떨어질지 전전긍긍이다.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늘 얘기하던 대통령이었기에 이번 사태로 대통령은 물론 보수 여권 전체가 표리부동한 집단으로 내몰릴 참이다. 2030 젊은 지지층은 떠나 버렸고 그나마 견고해 보이던 보수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지지층 사이에서도 “깜도 안되는 ‘핵관’들이 논공행상만 따지다 대통령 보좌나 국정 운영은 뒷전이고 권력서열 잡기에만 혈안이 된 결과”라는 악평이 쏟아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대가로 자리를 탐하던 이들에게 “이거 바라고 도와 주신건가요?”라고 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그러면서 제 사람만 챙기다 사분오열되었던 과거가 오버 랩 된다는 것이다.

여권은 전 정권을 ‘반성도 모르는 파렴치’라고 성토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을 향한 비판에는 귀를 닫았다. “너희도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며 적폐를 습관적으로 답습했다. 전 정권 병폐를 방패 삼아 ‘내로남불’을 따라 즐겼다. 그런 수준 낮은 정치에 국민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것인데 아직도 잘 모르는 듯 하다.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지도부 쇄신부터 시급하다. 국정 운영의 ABC도 모르고 권력에 취해 대통령과의 친분 뒤에 숨어 실세라 들먹이는 정치꾼부터 걸러내야 한다. 외부 수혈을 해서라도 ‘경륜’과 ‘젊음’을 보완해야 한다.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부족한 것은 사과하고 주변부터 재정비해야 한다.

지키지 않고 있는 대산 공약들도 서둘러 이행해야 할 것이다. 특별감찰관 임명이 대표적이다. 전 정권에는 그토록 몰아세우더니 집권 후로 말만 무성할 뿐 아직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있다. 주변 사람들을 지극히 살피는 모습에 지지층들 조차 신·구 대통령이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준비 안된 대통령’ 보다는 ‘준비 안된 여당’의 책임이 훨씬 크다. 지금 당장 선거가 없다는 게 천만다행이다. 지방선거야 대선의 탄력을 받아 어찌 어찌 이겼지만 2년 후 총선까지 국민의힘이 얼마나 버틸 지 의문이다. 당장 당을 쇄신하고 대통령의 합리적 정책 파트너이자 건강한 비판자로 남을 마음이 없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