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 전망…하반기 실적은 ‘먹구름’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7-21 14:36 수정일 2022-07-21 14:52 발행일 2022-07-2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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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브릿지경제 DB)

4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확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은행권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의 고통 분담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신한·KB·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오늘부터 2분기 실적 발표에 돌입한다. KB금융지주는 21일, 신한과 우리, 하나금융은 22일에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권은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이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536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4조2366억원)보다 7.0% 증가한 규모다.

앞서 4대 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4조6720억원에 이르는 합산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순이익에 2분기 전망치를 더하면 상반기 순이익은 9조2086억원에 이른다.

지주별로 순이익 전망치를 보면 KB금융지주가 1조 3602억원으로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 거둘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1조3585억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9376억원, 88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금리인상으로 개선된 순이자마진이 원인으로 자리한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채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격히 오르면서 이를 지표금리로 삼는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역시 급등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12조6000억원으로 전년(10조8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 늘었다. 순이자마진(NIM)도 같은 기간 1.43%에서 1.53%로 상승했다.

그러나 사상 최대 실적 맞이한 금융지주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동참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금융사가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한 데 이어 “정부 대책에서 빠진 분야는 금융사가 답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잠재 부실 가능성을 이유로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를 압박하는 것도 금융지주가 고심하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급격한 금리인상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하겠다”면서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내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대손충당금·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기업이나 가계에 돈을 빌려줬을 때 입을 수 있는 손실을 평가한 금액으로, 은행들은 2006년부터 자체 산출한 예상손실률을 이용해 이를 적립을 해둬야 한다. 대손충당금을 늘릴수록 은행의 이익은 줄어들고 배당 여력도 감소한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이익 증가추세가 이어질 것이나 가파른 물가 부담과 경기둔화 우려로 향후 충당금 부담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환입 과정이 없었던 데다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와 경기둔화 압력이 맞물리면서 대손 부담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