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빅 스텝’ 다음은 통화스와프 헷징이다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7-13 14:11 수정일 2022-07-13 14:11 발행일 2022-07-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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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빅 스텝’을 결정했다.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올렸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연 2.25%가 됐다. 세 차례 연속 인상을 포함해 최근 10개월 사이에 1.75%포인트나 올랐다. 물가 상승 억제 외에도 한미 금리역전 대응과 환율 방어까지 고려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연준이 다음 주 기준금리를 0.75%에서 1%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보다 금리가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 원화 가치가 추락하고 무역수지 적자 확대와 수입물가 추가상승이 불가피하기에 선제적 조치가 필요했다.

금통위가 빅 스텝을 단행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지금 우리 물가 상승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 원자재값 상승에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0%나 뛰었다. 이미 결정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등의 추가 인상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상시 7%대 물가 상승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물가 관리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환율 방어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래서 빅 스텝 이후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한미 통화 스와프를 서둘러 체결하는 일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방한해 오는 19일에 열릴 한미 재무장관 회담에서 가능한 충분한 수준의 통화 스와프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양 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300억 달러, 2020년 코로나 국면에서 6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도 600억 달러 수준이 바람직해 보인다. 아직 우리 외환보유액이 4380억 달러 안팎으로 여유가 있지만, 미국의 보증 아래 우리 원화의 안전성을 보장받고 우리 경제 펀더멘탈에도 이상이 없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역적자 축소 노력도 한층 더 경주되어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크지만 특단의 자체 수출 확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 부분의 적자를 줄일 비책이 요구된다. 곧 있을 바이든 미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서 증산에 합의하면 최선이지만, 우리도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한 다양한 자원외교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취약계층을 위한 전방위적 민생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서민 실수요자들을 위한 다양한 세제 및 금융 지원 이 이뤄져야 한다. 전 부서를 망라해 이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선별적 지원책들을 찾아내 정책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