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현장실습 통해 실무능력 쌓고 취업… 기업·학생 '윈윈'

김동홍 기자
입력일 2022-07-13 15:47 수정일 2022-07-13 15:49 발행일 2022-07-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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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대 IPP프로그램 '주목'
IPP 참여자가 미 참여자보다 취업률 5.7%P 높아
전 학부 3~4학년 연 370여명 참여
한기대
IPP 및 동계 단기현장실습 우수학생 시상식 모습.(사진제공=한국기술교육대학교)

“학부에서 배웠던 전공 지식을 기반으로 IPP(장기현장실습제. 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을 수행하며 회사 설비에 대해 학습하고 외주 업체와 설비 현장 근무자분들과 소통하며 설비 공정 과정을 어떻게 하면 좋게 할지도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전체 공정 시간을 단축하는 개선안을 완성했고, 팀장님과 멘토 선배 분께 ‘대단하다’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실습생 신분이라도 끈질긴 노력만 있다면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 해 7월부터 12월까지 반도체제조 중견기업에서 IPP에 참여했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박 모씨(26. 메카트로닉스공학부)는 IPP 수행 끝 무렵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합격했다. 그는 기업 면접 때 IPP에서 경험하고 수행한 직무에 대한 질문이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들어왔다면서 “6개월간 설비기술 직무를 충실히 경험한 점을 피력한 것이 저를 어필하고 합격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 합금 소재 중소기업에서 ‘채용연계형’ IPP를 수행하고 곧바로 정직원으로 취업한 김 모씨(27. 에너지신소재 전공)는 “요즘처럼 경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IPP는 취업 준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특히 채용연계형 IPP는 일을 경험해보고 취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 경력을 쌓고 직장을 빨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이들 사례는 실무경험을 중시하는 채용 트렌드에 적합한 취업 교육이 IPP 같은 장기현장실습임을 잘 보여준다. 한국기술교육대는 2012년부터 IPP 프로그램을 운영해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IPP는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유래한 코업(Co-op. Cooperative education program. 산학협동교육)을 한국 대학문화에 맞게 벤치마킹한 한국형 코업(Co-op)이다. 지난 10년간 3700여 명의 학생이 IPP에 참여했다. 연간 배출되는 900여 명의 졸업생 중 약 40% 가량인 370명 내외가 매년 경력개발 향상을 위해 참여한다.

IPP는 학부 3~4학년 학생들이 4개월 또는 6개월간 대학과 현장실습 산학협력을 맺은 대기업, 공공기관, 연구기관, 중견 및 중소기업, 직업훈련기관, 벤처기업 등에서 현장실습을 수행하며 조직체험 및 전공실무능력을 쌓는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과 더불어 기업에서 학생에게 주는 실습지원비는 올해 1학기 기준으로 학생 1인당 월평균 167만원을 상회한다.

여기에 월 40만원의 장학금도 지급한다. IPP에 참여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미 참여 학생들의 취업률보다 5.7%P 높게 나타났다. 기업은 IPP 후 인력채용을 목적으로, 학생은 IPP 후 실습기관에 취업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채용연계형 프로그램을 통한 취업뿐 아니라, IPP 수행 후 본인이 원하는 기업 취업시에 IPP 경험을 적극 어필함으로써 취업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IPP는 기업들의 우수 청년 인재 활용과 인력채용에도 도움을 준다. 기업은 실습생 인력에 대한 일정한 교육과 코칭을 거쳐 프로젝트에도 참여시킴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거둘 수 있다. 우수인재 조기 발굴과 재교육 및 채용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코업에 관한 다수의 외국의 선행연구에서는 코업 실습생이 제공하는 양질의 업무성과로 실습 운영비용이 상쇄되고, 정규직 인력으로 채용함으로써 기업 인력채용과 교육훈련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검증한 바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IPP센터를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하반기에 IPP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한 122개 기업에서 무려 700명이 넘는 직무수요가 접수됐다.

한국기술교육대 현장실습을 총괄하는 IPP센터에는 대기업 및 외국계 기업 임원 출신 산학협력중점교수가 포진돼 있어 활발한 기업 네트워크와 신규기업 발굴 등에 집중한다. 더불어 ‘1학부 1교수 전담체제’로 운영됨에 따라 재학생 현장실습 경력개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교수들은 IPP를 마친 학생들을 추천채용 인재를 요청하는 중견기업에 취업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IPP 참여기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IPP 참여 학생을 채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의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만족(27.5%). 만족(60.0%)로 나타났다. 타 입사경로(공채, 수시, 추천 등)로 입사한 다른 직원과 비교할 때 한국기술교육대 IPP 출신 채용인력의 업무수행능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70%가 IPP 인력이 더 우수하다고 응답했다.

홍주표 경력개발·IPP실장은 “한국기술교육대 IPP는 학생의 현장 적응능력과 전공 실무능력, 취업역량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대학교육과 기업 인력수요 간 미스매치 해소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기술교육대를 선택한 우수한 입학자원들에게 체계적인 IPP 운영과 내실화를 통해 학생 맞춤형 경력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