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조적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사설 기자
입력일 2022-07-07 15:10 수정일 2022-07-07 15:11 발행일 2022-07-0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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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가 내년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공식 경고했다. 당장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부터 재차 하향 조정하겠다고 한다. 지난 4월 당초의 4.4%에서 3.6%로 대폭 내리는 등 올해만 벌써 두 차례에 걸쳐 1.3%포인트나 끌어내린 것으로도 부족하다는 얘기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이션의 글로벌 확산, 실질금리 인상,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 리스크 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매우 거친 바다에 있다”고 했다.

우리도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5월 경상수지 보고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 달만에 경상수지가 38억 6000만 달러의 흑자로 전환되긴 했지만 1년 전에 비해 흑자 규모가 65억 5000만 달러나 줄었다. 운송수지 흑자와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가 아니었으면 사실상 큰 폭 적자였다.

특히 원자재 수입 가격이 급증한 탓에 상품수지 흑자가 39.1억 달러나 줄었다. 석유·화학제품과 반도체 호조에 수출은 617억 달러로 20.5%나 늘었지만 반도체·수송 장비 등 자본재 수입액이 크게 늘며 수입이 589억 6000만 달러로 32.4%나 증가했다. 석탄과 가스 원유 석유제품 같은 원자재 수입액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2.9%나 급증한 것이 컸다.

문제는 수입 급증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감소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점이다. 상반기 전체로는 한은이 예상한 210억 달러 경상 흑자가 가능하더라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 적자가 큰 난제다. 수입 증가는 결국 국내 물가를 자극할 것이고, 만성적 수요부진에 허덕이는 국내 경기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트릴 수 있다.

지금은 경상수지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많이 수입하는 만큼,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수출하는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수출국이나 새 주력 수출 아이템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시의적절한 환율 방어도 긴요하다.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되, 재정의 순기능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재정 투입의 적절한 타이밍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주력 대기업들은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실현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투자와 고용 확대에 관한 대 국민 약속도 철저히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구조적 경기침체기에는 정부의 적절한 지원 노력과 함께 기업의 혁신적 도전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