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4년만에 6% 급등… 한은 7월 ‘빅스텝’ 가능성 커져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7-05 10:53 수정일 2022-07-05 11:32 발행일 2022-07-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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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연합뉴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4년만에 6%대로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등했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뒤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 3월에는 4.1%, 4월에는 4.82%를 넘어섰으며 5월에는 5.4%를 기록하며 빠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 같은 상승 추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7월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분이 반영될 경우 상품과 서비스 생산비용이 올라가 물가 상승 압력이 세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향후 물가 상승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 마저 급등한 상황이다. 6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로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오는 13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은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는 “물가상승압력이 전방위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도모해 경제주체들의 물가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와 같이 물가 오름세가 지속해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금리역전 가능성이 커진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시사한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75%로, 연준이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면서 기준금리 차이가 상단 기준으로 기존 0.75%포인트 차이에서 같은 수준이 됐다.

시장에서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미 국내 채권 금리가 연 3% 이상의 기준금리 수준을 전망하고 있다”며 “한은도 현재 연속 0.25%포인트 인상 만으로는 기대 인플레를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기에 7월 0.5%포인트, 8월 0.25%포인트 인상을 통해 연말 국내 최종 기준금리는 2.50%까지 인상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