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교명, 알고 보니…대학들 지적에 1·2순위 물거품

류용환 기자
입력일 2022-06-28 12:59 수정일 2022-06-28 13:05 발행일 2022-06-28 99면
인쇄아이콘
새 교명 '경인국립대' 좌절, 경인교대·경인여대·인천대 '경인' 명칭 사용 반대
앞서 한경대·공주대·경상대 등 국립대들 교명 분쟁 일으키기도
2020111101000670500029751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 과정에서 등장한 새 교명 후보 ‘경인국립대’는 여러 대학의 반대 의견으로 탈락, 결국 ‘한경국립대’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경대학교와 한국복지대가 학교 통합과 관련해 새 교명으로 ‘경인국립대’ 등을 내세웠지만, 여러 대학이 반대 의사를 전하면서 통합대학 명칭이 ‘한경국립대’로 최종 확정된 것이 브릿지경제 취재 결과 확인됐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4월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폐합을 승인했고 이에 따라 내년 3월 새롭게 출범하는 한경국립대는 경기 안성·평택캠퍼스 체제로 운영된다. 앞서 이들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등을 대응하기 위해 2019년 대학통합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 절차를 밟았다.

두 대학의 통합을 앞서, 새 교명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2009년 한경대는 경기대학교와 유사한 여러 상표권을 출원했고, 2014년에는 한국경기대 등을 ‘경기’ 명칭이 포함된 상표를 신청하면서 교명 분쟁을 일으켰다. 특허청은 한경대가 낸 경기대 관련 여러 상표권의 등록을 모두 거절했다.

한경대를 비롯해 그동안 국립대들은 교명 변경 등을 진행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공주대는 세종대, 경상국립대(옛 경상대)는 경남대와 유사 또는 동일한 상표권을 출원해 질타를 받았다. 목표해양대는 해양국립대로 교명 변경을 추진하면서 학부모·동문, 한국해양대 등과 갈등을 빚었다.

경기대 관련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한 한경대는 한국복지대와 통합 절차를 밟던 2020년 11월 △경기국립대 △경인국립대 등 새 교명 1·2순위 후보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앞서 교명 침해 논란을 일으킨 한경대는 ‘구성원 열망’을 내세우며 새 교명 후보 중 한 명칭에 ‘경기’를 포함하자, 경기대는 ‘대처할 것’이라는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정작 새로 출범하는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대학의 교명은 ‘한경국립대’로 확정됐다. ‘경기국립대’는 경기대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배제됐는데, ‘경인국립대’도 제외된 것이다.

취재 결과 ‘경인’ 명칭 사용을 두고 경인교육대, 경인여자대, 인천대 등이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인여대와 경인교대는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 교명에 ‘경인’이 포함되면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인천대는 두 학교 모두 인천에 캠퍼스가 없다는 점에서 반대 이유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10월 한경대는 ‘경인대학교 KINU’ 상표권 등록 후 작년 3월 추가 출원에 나서기도 했다. 정작 국립·사립대 등 다른 대학들의 지적으로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대학은 ‘경인’ 명칭을 교명에 담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한경대 관계자는 “경인교대, 경인여대는 ‘경인’ 명칭을 쓰고 있어 제3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면서 “경인은 지리적으로 경기-인천을 지칭, (학교가) 경기도에 있는데 지리적으로 아니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의가 있어 대안으로 한경국립대라고 한 것”이라며 “(새 교명 출원은) 올해 하반기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용환 기자 fkxpfm@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