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대학 연구실 매칭… 경북대 기술이전 성과 '비상'

김동홍 기자
입력일 2022-06-22 15:28 수정일 2022-06-22 17:50 발행일 2022-06-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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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전 건수·금액 5년새 2배↑
경북대 전경
경북대 전경.(사진제공=경북대학교)

경북대학교(총장 홍원화)가 산학협력, 특히 기술이전 부문에서 괄목할 실적개선을 보여 주목된다.

경북대의 기술이전 건수와 기술이전 금액은 2018년 90건(14억 6000만원), 2019년 124건(24억 7000만원), 2020년 148건(29억 3000만원), 2021년 185건(33억 2000만원)을 나타냈다.

2018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기술이전 건수와 금액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례 없는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2019년부터 시작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한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사업(BRIDGE+, 브릿지+)’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경북대는 브릿지사업에 선정된 후 2019년부터 ‘테크-듀오(Tech-Duo)’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테크-듀오는 지역기업과 대학 스타연구실을 매칭해 기술 공급과 연구실 전문인력을 연계하는 기술사업화 플랫폼이다. 경북대 산학협력단과 변리사, 기술거래사 등 기술지주회사 전담 직원들이 축적한 기술사업화 노하우와 브릿지사업 지원예산이 따른다.

이들은 스타연구실을 선정한다. 특허 기술 등 대학이 보유한 창의적 자산 중 우선적으로 지역의 주력산업과 관련성이 높고, 1∼2년 이내 시장진입이 가능한 자산을 보유한 연구실을 선정한다. 이어 연구자, 지역산업단지 협회, 테크노파크 등 유관기관을 통해 기술수요가 확인된 지역 사업체와 스타연구자를 매칭한다.

이렇게 매칭된 기업과 연구실은 기업수요를 반영한 기술개발 및 시제품제작, 시험검증 지원 및 공동 R&BD사업을 수행하고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해 특허, 시장분석 및 BM 설계를 추진한다.

경북대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11개 테크-듀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2건의 논문 발표 14건의 특허 출원과 함께 15건의 기술이전 실적을 이끌어냈다. 2021년 산학협력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경북대가 기술협력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로 차세대분자진단 연구실의 박최규 교수가 있다. 대구지역 분자진단 전문기업 A회사와 실시간 판독이 가능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진단용 RT-LAMP 제품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식약처 수출 허가를 획득하고 동남아 수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이 키트로 5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경북대는 5000만 원의 기술이전 수입을 거뒀다.

의약화학연구실의 장용민 교수는 B회사와 공동으로 항암제를 연구하고 있다. 경북대는 B회사에 항암제 기술 3건을 2억원에 이전했고, 항암제 후보 물질 최적화 및 유효성 평가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화학요법 항암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연구원 1명이 B사에 취업했다.

이 밖에 바이오플러스연구실, 생체재료연구실, 플랫폼 소프트웨어연구실, 건설환경에너지융합기술연구실 등이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다.

대학 보유 기술의 산업체 이전과 관련해 새로운 방법론으로 평가받는 테크-듀오는 대학의 기술이전 체계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됐다. 경북대가 보유한 다양한 기술과 인프라를 지역기업에 이전할 체계를 갖추고는 있지만,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는 자체 평가였다.

이를 해결하려면 거시적인 대학-산업의 연계보다는 개별 연구실-단위 기업과의 지속적인 연계체계 구축이 필요했다. 특히 지역기업의 부족한 부분인 기술력을 테크-듀오가 연계한 기술사업화를 통해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방식, 즉 R&D를 넘어 C&D(Connect & Development)를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으로부터 눈부신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브릿지사업단협의회장인 경북대 산학협력단장 김지현교수는 “브릿지사업으로 독창적인 테크-듀오 운영이 가능했다”면서 “대학의 기술사업화 역량강화, 기술이전 성과 창출에 있어 브릿지사업이 적확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